출범 35년,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에 힘입어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2016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관중 수는 833만 9577명이었다. 지난해보다 100만 명 가량 늘었다. 800만 관중 시대, 구단들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관중 숫자는 늘어났지만 프로야구단의 자생력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올해 가장 많은 관중 숫자를 기록한 팀은 우승팀 두산 베어스다. 116만 5020명으로 LG를 제치고 2년 연속 관중 1위다.
빅마켓 구단인 롯데와 SK가 85만 명을 넘겼다. 신축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삼성, 넥센, KIA도 77만~85만 명으로 새 야구장 효과를 보고 있다. 9구단 NC는 54만 명, 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관중 숫자는 사실 대외적으로 거창한 숫자에 불과하다. 그보다 구단 재정과 더 밀접한 것은 관중 수입이다. 두산이 최다 관중 1위였으나, 관중 수입에서는 LG가 1위였다. LG는 115만 7646명으로 홈 관중 수에서는 두산보다 1만 명 정도 적었으나, 입장 수입에서는 133억 원을 기록해 128억 원인 두산보다 5억 원 더 벌어들였다.
서울을 홈으로 둔 덕분에 프로야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LG와 두산의 1년 홈 관중 수입 총액이 130억 원 남짓이다. 여기서 원정팀 몫으로 28%를 제하면 100억원도 되지 않는다. LG의 올해 홈 관중 수익은 95억 원, 공교롭게 FA 차우찬의 몸값(95억 원, 옵션 제외하고 구단 공식 발표액)과 똑같다.
일 년 동안 벌어들인 홈 관중 수익은 거물 FA 한 명 계약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프로야구단의 현실이다. 입장 수입 등 마케팅으로 구단이 벌어들이는 수입 증가폭보다 FA 투자, 외국인 투자 등 나가는 지출 증가폭은 훨씬 더 가파르다.
그마저도 올해 홈 구장 입장 수입을 1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LG, 두산과 함께 신축구장이 개장한 삼성, 넥센 뿐이다. 삼성이 104억, 넥센이 103억 원을 벌어들인 것은 고무적이다.
SK, KIA, 한화가 70~80억 원이고, 가장 적은 NC는 48억 원으로 50억 원이 되지 않는다. NC는 지난해 FA 박석민(4년 최대 96억 원)과 계약했는데, 2015~16시즌 2년치 입장 수입을 합한 금액은 90억 원이다.
사상 첫 800만 관중과 함께 객단가(관중 1명당 수입)가 드디어 1만원을 넘어섰다. 총 833만 9577명의 관중에게서 입장 수입 870억 8993만 3286원을 벌어들였다. 객단가는 1만 442원, 지난해 9929원에서 500원 정도 증가해 1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화 티켓 1만1000원보다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한 구단의 선수단 연봉 총액이 100억을 돌파한 지금, 3시간 짜리 야구 경기 입장권은 러닝타임 2시간(짧으면 1시간30분)의 영화 티켓보다 낮다. 영화 1편 가격보다 못한, 1만원 미만의 객단가를 기록한 구단도 여전히 많다.
다양한 방법으로 모기업(그룹 계열사)의 지원이 없다면, 여전히 프로야구단은 자생 능력이 없다. 모기업 없이 최대한 살림살이를 줄여서 운영하고 있는 넥센의 성공 사례를 모든 구단이 따라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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