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김태호 안 되고 나영석 됩니까? 시즌의 반격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12.31 08: 55

'신서유기' 시즌 3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한도전'도 시즌제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4인 체제에서 '젊은 피'를 수혈한 tvN 예능 '신서유기3'는 지난 29일 촬영 스틸 등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시즌과 일요일의 사나이'로 불리는 나영석 PD가 '꽃보다' '삼시세끼' 등에 이어 '신서유기'로 자신의 시즌제 영역을 한 단계 넓힌 셈이다.
MBC 간판이자 장수예능도 오늘(1일) 힙합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을 방영한다. '무한도전'의 각종 특집들은 마치 시즌제처럼 해을 넘어 계속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한 주도 쉬지않고 십 수년째 달려가기 때문에 시즌제와는 거리가 멀다. 리얼버라이어티의 원조인 '무한도전'의 특성으로 볼 때 출연진과 멤버들의 피로도가 점차 가중되는 현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얼마전 자신의 SNS를 통해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 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의 제작 환경이 결코 쉽지않음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글의 주제를 밝히는 해시태그도 '#에라 모르겠다 #방송국 놈들아 #우리도 살자 #이러다 뭔일 나겠다'로 달았다. 김 PD뿐 아니다. 실제로 멤버 정형돈은 공황장애 등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했고 일부 멤버들 역시 과도한 압박에 따른  부담감을 호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나 PD는 쉴 때 쉬어가면서 여러 프로를 동시에 진행하며 tvN 예능을 이끄는 대세로 활약하고 있다. tvN 측은 30일 "나영석 PD가 새 예능 '신혼일기'를 론칭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배우 커플 안재현과 구혜선이 출연한다. tvN으로 이적후 배낭 여행을 다룬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대성공을 거둔 나 pd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연달아 내놓은 바 있다. 
어디 이뿐인가. 여행 다음으로 나영석 PD가 선택한 소재는 요리였다. 그것도 자급자족 요리. 시골로 들어간 연예인들의 자급자족 생활기를 다룬 '삼시세끼' 시리즈는 차승원의 '차셰프', 에릭의 '에셰프' 등 셰프들을 연이어 탄생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MBC의 재주꾼 김태호 PD는 다른 데 한 눈을 팔기는 커녕 빡빡한 '무한도전' 제작 일정을 소화하는 데만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다. 앞서 OSEN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떤 아이템을 정성 들이고 그럴싸하게 만드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힘들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는 것, 회사에도 말해봤지만, 결국 우리가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3개월간 '무도'가 쉴 경우, MBC에서 3개월 동안 그 시간에 무슨 방송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더 어렵다"고 시즌제가 불가능한 이유를 털어놨다. 
나영석 PD는 시즌제를 거듭하면서, 후배 PD들과 협업을 하며 동시에 여러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또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해,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안정적인 시청률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JTBC를 필두로 한 종합편성채널 역시 이러한 시즌제의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케이블과 종편에 예능 강국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지상파가, 더 이상의 인재 유출을 막고 예능 경쟁력을 강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이번 김태호 PD의 날선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gato@osen.co.kr
[사진] OSEN DB, 각 프로그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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