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기획②] 역사X힙합 특집, 공익-교육-시국 담는 '큰 그릇'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6.12.31 06: 55

 31일 공개되는 MBC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프로젝트에서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역시 음원이고, 가사다.
이미 녹화를 끝낸 무대 구성 역시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지만, 교육적 차원에서 가사의 의미에 공감하고 감동받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방송을 하루 앞두고 맛보기로 공개한 것 역시 한줄 가사다. 유재석 도끼 팀은 '숨어 잠이 들어 있던 내 자신을 깨워. 이 나랄 위해 싸운 그들에게 다시 배워', 박명수 딘딘 팀은 '아무 말도 못하겠지. 이미 너넨 알고 있잖아 진실', 정준하 지코 팀은 '우린 노비도 백성도 아닌 국민. 원만한 삶을 살고픈 게 꿈인'이라고 썼다.

하하 송민호 팀은 '미천한 신들은 죽지 않았고 불타는 사명감을 쥐었고', 광희 개코 팀은 '비판이나 비아냥이 싫어 머뭇거리던 입가. 뒤돌아 걸어가는 시대 뒤에 고개 숙인 내가 밉다', 양세형 비와이 팀은 '내 목숨 맞바꿨지. 나의 후손들의 미래와 여긴 그들이 아닌 오직 우리만이 지배자'라고 가사를 적었다.
'무한도전'은 지금까지 사회적 사건이 있을때,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MBC '뉴스데스크' 보다 언론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앞에서는 '오방색 풍선''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끝까지 모르쇠인 불통왕''알아서 내려와' 등의 자막으로 풍자성 뉘앙스를 풍겼다. 
그래서 이번 역사 힙합 콜라보를 두고도 국정교과서 문제와 연계해 생각하는 시선들도 있다. 국정교과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관계자는 "기획 의도야 제작진과 멤버들만 알일"이라면서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가 발생했고, 국정교과서 논란도 있었다. '무도' 멤버들의 가사를 잘 들여다보면 여러가지 해석들이 나올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단지 웃음만을 쫓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국민적 아픔도 함께했고, 교육적 기능, 공익적 기능에도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재석은 최근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 소감으로 "최근 역사를 배우면서 나라가 힘들 때 나라를 구하는 건 국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라며 "요즘 꽃길 걷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소수의 몇몇 사람만이 꽃길을 걷는게 아니라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그리고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걷는 그런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의미있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수상소감이지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좌파 연예인"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아직 갈길은 멀고, '무도'가 할일은 태산이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녹화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31일 방송을 '무도'의 네버엔딩을 기대하는 이유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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