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S.E.S.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2.31 06: 48

"카리스마 최성희, 미의여신 김유진, 사랑스런 유수영"
18년 전 팬클럽 1기 창단식을 진행했던 곳에서 재결성 이후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S.E.S.가 세종대학교를 보랏빛 바다로 만들었다.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기고 딸이 객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S.E.S.는 변함없이 아름다운 요정들이었다.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와 이수만 회장의 지원을 받아 14년 만에 재결합에 성공한 S.E.S.는 내년 1월 2일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단독 콘서트를 마련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자 30~31일 이틀간 세종대학고 대양홀에서 단독 콘서트 'Remember, the day'를 개최한 것. 

2천여 명의 팬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웠고 저마다 보랏빛 응원봉을 들었다. 실내는 퍼플 파도가 넘실댔고 오랜만에 S.E.S. '완전체'를 보고자 다들 들뜬 표정을 지었다. 30대 아저씨가 된 남성 팬,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왔다는 여성 팬 등 S.E.S.와 함께 나이든 그 시절 '친구(S.E.S. 팬클럽)'들이 객석에 자리했다. 
오프닝 영상부터 뭉클했다. 직장상사에게 이리저리 치인 남자 주인공은 음원으로 S.E.S.의 예전 곡들을 감상하며 상처를 치유했다. 그러다가 CD플레이어로 S.E.S.의 2집을 듣던 과거를 소환했고 1990년대 말 요정들에게 열광했던 때를 추억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옛 친구들과 현재 열리고 있는 S.E.S.의 콘서트에 도착했다. 
객석 팬들이 200% 공감할 수 있는 오프닝 영상에 시작부터 열기는 후끈했다. 무대에 유진, 바다, 슈가 등장하자 공연장에는 지붕이 뚫릴 정도로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멤버들은 '드림스 컴 트루', '러브', '꿈을 모아서'로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S.E.S.의 히트곡들이 모두 나왔다. '감싸 안으며', '음 해피데이', '느낌', '키스+쇼미 러브', '빌리브 인 러브', '오 마이 러브', '아임유어 걸', '저스트 어 필링', '친구', '롱롱 타임', '너를 사랑해' 등이 그것. 멤버들과 팬들은 한목소리로 히트곡을 열창했다. 
팬들 이상으로 멤버들이 신 났다. 특히 유진과 슈는 아이들이 객석에서 보고 있는 가운데 무대 위에서 제대로 놀았다. 이날 만큼은 '엄마'가 아닌 그 시절 요정으로 돌아가 마음껏 노래하고 춤췄다. 동선이 꼬이고 안무 방향을 거꾸로 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원조 걸그룹이었다. 
무대 중간중간 이어진 영상에서는 S.E.S.로 하나 된 아빠와 아들, 아들과 엄마가 눈길을 끌었다. S.E.S.에 열광했던 1990년대 남성 팬이 한 아이의 아빠가 됐고, 그 아들도 현재의 S.E.S. 팬이 돼 그들의 음악으로 가족이 하나가 된다는 것. 16년 만에 재결합해 내년 1월 2일 신곡을 발표하는 S.E.S.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억할게 S.E.S."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팬들과 그런 친구들을 보며 눈물 지은 S.E.S.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들,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좋아하는 요정들, S.E.S.가 바로 그러하다. /comet568@osen.co.kr
[사진] SM 제공,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