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최익래 인턴기자] 대한항공 신영수의 스파이크가 오래간만에 불을 뿜었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0(25-21 26-24 27-25)으로 따돌리고 승리를 차지했다.
대한항공 승리의 주역은 25득점을 올린 외국인 라이트 가스파리니였다. 하지만 초점은 신영수에게 쏠렸다. 신영수는 13득점(공격성공률 70.58%)으로 가스파리니와 균형을 맞췄다. 우리카드가 파다르(27득점)에 의존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시즌 초 신영수는 슬럼프에 빠졌다. 예년만 못한 기량에 ‘노쇠화’ 꼬리표가 그에게 따라붙었다. ‘국가대표 레프트’ 신영수에게 걸맞지 않은 별명이었다. 하지만 신영수는 최근 두 경기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신영수는 “4라운드가 시작되니까 몸이 좀 풀렸다”고 너스레를 떤 뒤 “사실 몸은 항상 풀려있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뭔가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다. 프로 선수라면 언제나 완벽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요한 순간에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해결사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코트보다 웜업존을 더 많이 달궜던 신영수는 “프로 입단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팀에 내 위로 한 명 있다. 그런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이 많았다. 고참으로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며 “선수라면 누구나 시즌 중에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그래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접전 끝에 승리를 차지했음에도 신영수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책임감 때문이었다. 신영수는 “이제 시즌도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부터 미끄러지면 올라오기 힘들다”라며 “감독님도 앞으로 경기에 더 집중하자고 당부하셨다. 평소에는 후배들과 가벼운 분위기로 지내지만 훈련이나 경기에 들어가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수는 “우리 팀 홈경기 승률이 좋다. 물론 원정에서도 많이 이겨야 강팀이 되는 거지만, 홈팬들 앞에서 승리를 선물하는 것도 우리 팀의 장점 같다”고 밝혔다. 신영수의 말처럼 대한항공은 올 시즌 홈에서 9승 2패로 압도적 승률을 자랑한다. 신영수는 “이제 2016년이 끝났다. 내년에도 팬들이 경기장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도 그 기를 받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팬들은 신영수의 부활 덕에 2016년 마무리가 개운할 것만 같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