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선수와 함께 반격을 꿈꿨던 한국도로공사는 여전히 레프트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하고 있다. 자원은 적지 않지만 장·단점이 뚜렷하다. 시즌 전부터 지적됐던 과제 풀이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도로공사는 29일 현재 4승12패(승점 13점)를 기록해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일단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컸다. 지난 시즌 뛰었던 시크라와 재계약을 했지만 허리 부상으로 시즌 전 이탈했고, 대체 외국인 선수였던 브라이언은 기량 미달이었다. 그 사이 순위가 쭉쭉 미끄러졌다. 최근 힐러리 헐리를 새롭게 맞이하며 심기일전을 다짐했지만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헐리는 입단 후 3경기에서 나름대로 자기 몫을 했다. 세트당 6.63점을 올리면서 42.5%라는 괜찮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브라이언(세트당 2.8득점, 성공률 35.1%)에 비하면 훨씬 낫고, 주포 갈증을 해결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중앙에 버티는 정대영 배유나의 화력을 고려하면 해볼 만한 흐름이다. 다만 헐리의 반대편에 서는 레프트 공격수들이 고민이다.
애당초 시즌 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 레프트 포지션이었다. 하혜진 전새얀 고예림 문정원을 놓고 최적의 조합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KOVO컵 당시에는 하혜진과 문정원을 먼저 시험대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활약이 부족했고 이제는 고예림과 전새얀까지 4명을 번갈아가며 투입하고 있다. 선수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믿고 맡길 만한 확실한 주전이 없다는 것은 팀 경기력에 좋은 징조는 아닐 수 있다.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날 도로공사는 헐리가 22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의 공헌도가 떨어졌다. 센터들이 침묵한 가운데 활로를 뚫어야 할 레프트 공격수들이 공수 모두 부진했다. 문정원은 7점(성공률 33.33%), 하혜진은 4점(27.27%), 전새얀은 1점(33.33%)에 그쳤다. 중간에 들어간 고예림이 5점(50%)을 기록하며 분투하기는 했지만 리시브가 흔들렸다. 이날 고예림 하혜진 전새얀은 합계 12번의 리시브 시도에서 단 한 번도 정확이 없었다.
고예림과 하혜진은 상대적으로 공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문정원과 전새얀은 상대적으로 리시브에 장점이 있다. 김종민 감독은 일단 헐리라는 주 공격수가 있는 만큼 일단 레프트 포지션을 수비 안정 위주로 짜고 있다. 그러나 29일 경기처럼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들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의 고민 해결사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