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풍이 거세다. 전부터 그랬지만 아마존의 영역은 더욱 넓어졌고 내년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IT를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 아마존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아마존은 최근 음성 컨트롤 스피커 에코가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에 따르면 에코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9배 더 많이 판매됐다. 이런 에코의 성공은 인공지능(AI)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선도하던 음성서비스 영역을 사실상 압도하고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일단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 거기서 지배력을 놓을 줄 모르고 있다. 전자책 서비스 전용 단말기인 킨들(Kindle) 역시 마찬가지. 지난 2007년 발매를 시작한 킨들은 종이가 아닌 화면 세대에 빠르게 적응해 아직까지 그 아성을 지키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1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내년에는 계산대 없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 고'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존 고' 앱을 깔고 아무 물건이나 가져가면 이메일을 통해 청구서를 받게 된다.
아마존은 기존 테크기업과는 달리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독점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는 구글이나 하드웨어 기기 판매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애플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이는 결국 설립자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을 설립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엔지니어링에 배경을 두고 있다. 그런 만큼 구글은 어려운 기술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형태를 띠고 있다.
구글은 지메일, 지도, 문서도구, 유튜브, 안드로이드, 크롬 등 수많은 온라인 히트작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안드로이드와 크롬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구글의 온라인 서비스로 가기 위한 소프트웨어다. 반면 구글은 구글 글래스가 실패했다. 자율주행차 개발도 빨랐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로봇업체도 인수했지만 여전히 관련 상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프는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 제품 개발보다는 실용적인 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릭 리스에 따르면 베조프는 아마존에서 실험적인 문화를 창안해냈다. 머릿속 생각이 실제 상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한 엔지니어 블로그가 아이디어를 내면 작은 실험을 거쳐 점점 일을 키운다. 소그룹 2개를 통해 아이디어 실행 가능성을 알아 본 후 제한된 자금과 목표를 받게 된다. 이것이 달성되면 더 많은 자원을 받게 되는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된다.
이는 아마존이 중소기업 문화에 대기업의 재원이 적절하게 결합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이에서는 괜찮게 보이는 아이디어가 실제 세상에서도 좋은 아이디어인지 가능한 빨리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아마존의 실험 모토라 할 수 있다.
'아마존 고'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20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우선은 한 곳에서 실험을 거칠 예정이다. 이 첫 매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아마존은 지체없이 수천개 매장을 금방 개설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아마존의 내부 문화는 다소 혼란스럽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유연하고 모듈화된 조직이 되어 있다. 아마존 프로젝트 엔지니어 한 명이 구글이나 애플에서처럼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결국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마찰을 통해야 비로소 전진할 수 있다. 또 아마존은 내부적인 기업 프로젝트 육성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이는 다른 기업을 비싼 값에 인수하는 테크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기술은 웹 등 온라인 공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 기술이 현실세계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는 곧 아마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공간과 연결하려는 시도와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기업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IT가 실제 생활에 점차 확대 적용되는 미래는 아마존을 점점 더 열광할 수밖에 없는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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