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머니파워? 외인 평균 100만불 가시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29 07: 08

외국인 업무를 담당하는 한 구단 관계자는 “KBO 리그가 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진지한’ 옵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리그 인지도가 커진 것도 있지만 역시 결정적인 이유는 돈이다. 계속해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 외국인 선수 인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7일까지 21명의 얼굴이 확정됐다. 기존 KBO 리그에서 활약하던 11명의 선수가 재계약을 맺었고 10명이 새롭게 가세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들의 연봉이다.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사상 첫 평균 100만 달러 시대를 점치는 시각도 있다.
현재까지 계약을 맺은 21명의 연봉 총합은 2015만5000달러다. 평균적으로 96만 달러에 이른다. 21명 중 100만 달러 이상 계약만 9명이다. 반대로 2~3년 전까지만 해도 수준급 외인 선수들을 잡을 수 있는 기준이 됐던 ‘80만 달러’ 미만의 선수는 5명뿐이다. 일부 축소 발표 의혹은 그냥 눈감고 넘어간다고 해도 외국인 선수들의 귀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이 없어진 2014년 이후로는 그 폭이 가파르다. 그 전까지는 ‘30만 달러’에 맞추기 위해 축소발표를 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지금은 그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2014년 약 31만 달러 정도였던 외국인 선수의 평균 연봉은 2015년 56만 달러 수준을 넘어섰고, 올해에는 70만 달러를 넘겼다.
올해 KBO 리그 구단이 대체 선수 연봉을 포함해 총 41명에게 지출한 금액은 약 2884만 달러에 이른다. 올해는 상승폭이 더 클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15년에서 2016년 사이의 상승폭은 평균적으로 14만 달러가량이지만, 올해는 최소 20만 달러 이상의 상승폭이 예상된다. 아직 남은 대어들이 많기에 충분히 가능한 예상이다.
당장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200만 달러 시대’를 열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평균치를 확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화·롯데·kt의 행보도 관심사다. 세 팀은 모두 외국인 에이스의 자리가 비어있다. 한화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수준급 외국인을 찾고 있다. 적어도 한 명은 100만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씩을 채운 kt와 롯데도 에이스감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약하면 앞으로 올 선수들 중에서도 굵직한 선수들이 적잖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외국인 업무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KBO 리그에 오는 선수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연봉이 자연스레 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연봉이 수준 차이보다는 더 많이 뛴 것이 사실”이라면서 또 다른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잘 알려진 대로 빈약한 MLB 투수 시장이다. 여기에 한국행을 저울질하는 선수들의 요구 조건도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과 에이전트들도 네트워크가 있다. 서로 얼마를 받는지 대충 안다. 특히 도미니카 등 중남미 선수들은 민감한 정보까지 공유하는 경우들이 간혹 있어 구단들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에 올 만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이 관계자는 “구단이 가지고 있는 인적 정보야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너무 좋은 선수는 한국에 올 가능성이 없고, 저렴하거나 나이가 든 선수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중간한 선수들이 타깃이 되는데 국내 구단들끼리도 경쟁이 붙어 몸값이 뛴다. 에이전트들도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몸값이 올라갈수록 구단의 위험부담은 커진다.
그만큼 외국인 스카우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해지는 환경이지만 업무의 연속성은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단 인사로 팀이 바뀌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 사정으로 팀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폭등하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 대처하는 각 구단의 철저한 준비태세가 향후 판도를 가를 가능성도 엿보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