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10개 구단의 ▲FA 계약 ▲외국인 선수 계약 ▲코칭스태프 연봉 ▲선수단 연봉(외국인 제외) 등 4개 항목에서 투자 대비 결과를 따져봤다. KBO가 2월 중순 발표한 2016시즌 선수단 등록 현황에 나온 금액이 기준이다.
2016시즌을 앞두고 지난 겨울 FA 광풍이 몰아쳤다. 10개 구단이 21명의 FA에게 쏟아 부은 금액은 766억 2000만원이었다. 역대 최고액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투자 결과는 어땠을까.
FA 계약은 장기 계약(보통 4년)이라 한 시즌 성적만으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거액의 계약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기에 올해 성적을 놓고 평가했다.
한화는 4명의 FA에게 191억원의 통큰 베팅을 했으나 기대했던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또 실패했다. 롯데는 FA 투수 3명에게 138억원을 쏟아 부었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F'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반면 베테랑 한 명과 FA 계약한 KIA와 삼성은 투자 대비 효과를 제대로 보며 'A'를 받을 만 하다.
한화는 팀내 FA 김태균(4년 84억원), 조인성(2년 10억원)을 붙잡고 외부 FA 정우람(4년 84억원), 심수창(4년 13억원)을 영입하며 가장 많은 191억원을 투자했다.
김태균이 타격 2위(0.365)-타점 2위(136타점)으로 몸값에 걸맞은 최고 활약을 했다. 정우람은 61경기에 출장해 8구원승 5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블론 세이브가 7차례 있었다. '먹튀'는 없었지만, FA시장에서 200억원 가까이 투자하고도 아쉬움이 많은 팀 성적으로 D로 평가했다.
롯데는 투수 3명에게 138억원을 투자했다. 송승준(4년 40억원)은 단 1승만 거두고 부상으로 개점휴업. 손승락(4년 60억원)은 20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블론 세이브가 6개, 평균자책점은 마무리로는 낙제점인 4.26이었다. 셋업맨 윤길현(4년 38억원)은 평균자책점이 6.00이었고, 16홀드에 비해 블론 세이브가 8개로 비효율적이었다.
KIA는 이범호와 3+1년에 총 36억원에 FA 계약했다. 연평균 9억원인 셈이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타율 3할(0.310)-30홈런(33개)-100타점(108개)를 달성했다.
삼성은 '레전드' 이승엽과 2년 36억원에 FA 계약했다. 2년 계약이 끝나는 2017시즌을 마치고 은퇴 의사를 밝힌 이승엽은 회춘한 듯이 맹타를 터뜨렸다. 타율 0.303-27홈런-118타점. 4번타자를 맡겨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NC는 지난 겨울 박석민과 당시 역대 FA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옵션 10억원 포함)에 계약했다. 박석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0.307)-30홈런(32개)-100타점(104개)을 달성했다. 특히 홈런은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몸값 부담에도 성적으로 기여했다. 평가는 A-.
10구단 kt는 FA시장에서 첫 해 53억원에 이어 지난 겨울에는 77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준(4년 60억원)을 거액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30경기 넘게 결장, 타율(0.336)은 유지했으나 14홈런 64타점 장타율 0.493 등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김상현(3+1년 17억원)은 시즌 중반 음란 행위로 인해 임의탈퇴됐다.
LG는 이동현(3년 30억원), 정상호(4년 32억원) 2명에게 62억원을 투자했다. 정규 시즌에서 아쉬움이 있었으나 포스트시즌에서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줬다.
SK는 팀내 FA 3명을 잡는데 46억원으로 알뜰하게 지출했다. 박정권(4년 30억원)이 타율 0.277 18홈런 59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으나 채병용(2+1년 10억 5000만원)이 불펜에서 궂은 일을 하며 6승3패 2세이브 9홀드를 기록하며 '혜자 계약'으로 입증됐다.
오재원(4년 38억원), 고영민(1+1년 5억원)에게 43억원을 투자한 두산과 이택근(4년 35억원), 마정길(2년 6억2000만원)에게 41억원을 투자한 넥센은 적절한 투자에 무난한 결과를 얻었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롯데 FA 3총사, 윤길현-손승락-송승준(왼쪽부터)
[사진 아래] KIA 이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