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김영광 “‘모델 출신’ 꼬리표, 부정할 생각 전혀 없어요”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12.29 15: 40

어느새 모델이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자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됐다. 단역을 시작으로 조연에서 주연까지 스스로 성장해온지 벌써 9년째. 최근에는 KBS 2TV ‘우리 집에 사는 남자’로 드라마의 성적과는 무관하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새로이 입증하며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서도 기대를 높였다.
김영광은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서 사연 많은 만둣집 사장 고난길 역을 맡아 출연했다. 첫 공중파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전설의 조폭’다운 어두운 카리스마와 첫사랑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의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마지막까지 작품을 ‘하드캐리’했다.
“연기력 늘었다는 평가 너무 좋았어요. ‘우사남’을 시작할 때 영화를 찍고 있어서 초반 1~2부까지는 일주일에 3일은 영화 촬영하고 4일은 드라마를 촬영했어요. 되게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원래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다음 작품 들어가기 전에 전작에서 ‘어떻게 했나’도 모니터를 하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때는 집중을 못했구나', '저런 버릇이 있구나' 고치려고 한다. 저는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연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게 잘 안돼서 조심해서 잘 하려고 해요. 시청률이요? 많이 아쉽긴 하죠. 그래도 처음으로 공중파 주연을 했고 나름대로 고난길이라는 역할을 잘 이해했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흥행은 운인 것 같아요.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특히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수애와는 8살의 나이차가 있음에도 동갑내기 커플 못지않은 알콩달콩한 케미를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연기 선배인 수애에게 조언을 얻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하며 훈훈한 선후배간 우정을 쌓았다는 후문.
“일단 누나는 굉장히 차분해요. 그래서 흔들림이 없어요. 사람들이 누나를 보고 차갑고 냉소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현장에서는 되게 밝고 푼수기도 있어요, 잘 웃고 떠드는 것도 좋아해요,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 생각했던 이미지랑도 완전 반대에요. 또 대본을 진짜 빨리 외워서 파악도 잘 하시고 가끔 리허설 하다가 걸리는 게 있으면 기가 막히게 찾아내서 맞는 말인지 아닌지 철저하게 해요. 약간 완벽주의자 같아요(웃음).”
또한 이번 작품이 김영광에게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평소 절친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수혁과 호흡을 맞추는 기회였기 때문. 이에 현장에서는 서로 어색함에 치를 떨었다는(?) 소감을 전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이들을 비롯한 모델 출신 배우들이 총출동했던 작품 KBS 2TV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다시 한다면? 일단 저는 대찬성인데 우리 김우빈 님께서 가능하실지 모르겠어요(웃음). 그때도 끝났을 때 잠깐 만나서 '또 하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긴 했었거든요. 근데 다들 누구 하나 처지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어떤 분이 언젠가 '얘네들 한 번 모아볼까' 하시지 않을까요?”
그의 말처럼 김영광을 비롯해 이수혁, 홍종현, 김우빈, 성준까지 모두 지금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성공한 배우지만, 한때는 ‘모델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로 일부 색안경을 낀 이들에게 평가 절하 받거나 편견에 시달리는 아픔도 있었다.
“제가 모델 안 한 것도 아니고 모델 출신 배우라는 것을 부정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계속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보이시는 대로 되지 않을까요? 특별히 그거에 대해 ‘날 이렇게 안 봐줘서 불편하다‘ 이런 거나 힘든 건 없어요. 모델 계속 했어도 오래는 못했을 거예요. 지금 생각할 때는 자연스럽게 잘 접지 않았나 싶어요. 모델이다 연기자다 딱 발표할 이유가 없는 게 아직까지 화보도 찍고 쇼 같은 경우는 지금 제가 서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요. 정말 괜찮은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지금 서는 건 민폐인 것 같아요.”
또한 인터뷰를 통해 인상적이었던 점은 악플에 대한 생각. ‘악플 본다’ 혹은 ‘악플 안 본다’라고 나뉘는 보통의 스타들의 대답과 달리, 김영광은 ‘봐야지 하면서도 안 본다’라고 답하며 쿨하면서도 쿨하지 않은 솔직한 태도를 보인 것.
“웬만하면 잘 안 봐요. ‘한 번 봐야하나’ 하면서도 안 보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하고 싶은 것만 보고 이대로만 가는 게 연기를 할 때나 직업적인 부분에서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불편함을 느끼는 게 굉장히 마이너스라 흔들리기 시작하면 많이 흔들리는 편이라 최대한 피하려고 해요.”
이처럼 어느덧 9년차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지만 예전에 했던 전작까지 모니터를 한다거나 철저한 자기관리를 유지하며 신인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다는 점 역시 김영광의 장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려갈 배우로서 김영광의 계획은 무엇일까.
“‘우사남’을 시작할 때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점과 약간 젊은 애가 새아버지를 한다는 콘셉트가 처음이라 제 스스로 새로운 걸 하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도 안 했던 거나 비슷하지만 제가 안 했던 역할을 하는 게 좋아요. 기존에 있던 예시들이 있는 느낌은 많이 피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나는 (이 역할이랑 다르게) 안 그런데 왜 그렇게 해야 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럴 수도 있지’라며 이해를 많이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욕심이 좀 더 생기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역할은 딱히 구체적으로 없어요. 안 해본 걸 하거나 약간 시스템이 다른 드라마를 하는 게 저한테 좋을 것 같아요. 청춘물이요? 한 달만 있으면 서른 한 살인데 교복 입으면 안 어울릴걸요(웃음).” / jsy9011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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