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세터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연승과 함께 선두를 질주하던 현대캐피탈이 노재욱(24·191㎝)의 공백을 절감하며 일격을 당했다.
현대캐피탈은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38점)은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올 시즌 삼성화재와의 V-클래식 매치에서도 첫 패배를 맛봤다.
강력한 서브는 여전히 좋았다. 그러나 승리하기 쉽지 않은 수준까지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 주포인 문성민이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며 팀 공격 성공률이 43.36%에 머물렀다. 특히 외국인 선수 톤은 2,4세트 중반 교체되기도 하는 등 5점(공격 성공률 25%)에 머물렀다.
노재욱의 공백이 커 보였다. 현대캐피탈의 ‘업템포 배구’를 이끄는 사령관인 노재욱은 이날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다.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까 우려한 최태웅 감독의 결정이었다. 대신 이승원(23·188㎝)이 선발로 나섰다. 다만 호흡 측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몸이 아직 덜 풀린 1세트에는 전체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았다.
1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은 38.71%의 공격 성공률에 그쳤다. 가장 손발이 안 맞은 선수는 톤이었다. 톤은 7번의 공격 시도에서 단 한 번도 득점을 내지 못했다. 이승원과의 토스 호흡이 맞지 않아 정상적인 스파이크를 하지 못했다. 급기야 2세트 중반에는 교체됐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이시우 등 젊은 피를 투입해 반격을 노렸지만 타이스가 버틴 삼성화재를 잡기는 어려웠다.
노재욱의 존재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최태웅 감독의 부임 이후 급성장하고 있는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의 ‘전원 공격 배구’를 이끄는 핵심이다. 올 시즌 세트당 11.182개의 세트 정확을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장신 세터의 이점을 잘 살리면서도 지난 시즌보다 토스가 더 현란해지고 과감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현대캐피탈의 남은 시즌도 노재욱의 손 끝에 좌우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