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다시보기②] 이병헌이 심폐소생한 대종상, 10관왕에 개념소감까지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28 06: 51

 배우 이병헌이 2016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을 통해 인생 연기를 경신한 가운데, 시상식에서 무려 10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시국을 꼬집은 것에 이어 대종상 영화제에 대한 개념 발언까지 수상소감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
이병헌은 지난 27일 오후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제53회 대종상 영화제에 참석해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만 벌써 10번째 트로피다.
‘내부자들’에 정치 깡패 안상구 역으로 출연한 이병헌은 파격적인 파마머리의 비주얼부터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명대사까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눈빛 하나에도 압도당하는 긴장과 재치를 더한 이완을 오가며 완성한 안상구에 언론, 평단, 관객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수상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행보였을 테다. 앞서 제10회 아시안필름어워즈 남우주연상,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제15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 스타 아시아상, 디렉터스 컷 어워즈 남자연기상, 제5회 아시아태평양 스타 어워즈 글로벌스타상, 제25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자연기자상, 제37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제3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지난해 말 영화를 선보인 이후 올해는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그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됐다.
무엇보다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한 것부터가 남다른 행보였다. 지난해 대종상 영화제는 대리수상을 금지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보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대리수상 연발이라는 촌극을 빚었다. 스스로 권위를 세우다가 오랫동안 공들여 쌓은 탑을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다.
그리고 올해에도 많은 이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이병헌은 시상식이 열리기 하루 전인 26일 참석을 확정지었다. 워낙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터라 수상 가능성이 높기도 했지만, 그는 그것과 상관없이 시상식에 참석해 진정한 영화인들의 축제로 만들어주기로 유명하다.
수상소감 역시 뼈 있는 개념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앞서 청룡영화상에서는 “현실이 영화를 이겼다”는 수상소감으로 시국을 꼬집은 바.
이번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53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면서 명예를 이전처럼 다시 찾는 것이 단시간에 해결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5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명예로웠던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이대로 없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해결책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변화라는 것은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된다기 보다는 모두가 한마음이 돼 조금씩 고민하고 조금씩 노력하는 순간에 그 변화가 시작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헌의 소신 있는 수상소감에는 한평생 영화를 위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진정한 영화인으로서의 애정이 느껴져 더욱 울림을 주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내부자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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