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상으로 점철된 제53회 대종상 영화제였다.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는 27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시상식을 개최, 하지만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대거 불참하는 반쪽짜리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앞서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는 후보들의 대거 불참 사태가 예고된 바 있다. 이는 영화제 측의 졸속 섭외 때문. 보통 한 달 스케줄을 미리 짜놓는 배우들인 만큼 미리미리 섭외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영화계에 따르면 대종상 측은 일주일 전쯤 섭외 연락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촬영 스케줄 등을 잡아놓은 배우들의 입장에선 참석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 때문에 대거 불참이라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그렇게 시작된 시상식에서는 첫 부문부터 대리 수상은 이어졌다.
신인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영화 '4등' 정가람은 지방 촬영 스케줄로 불참, 소속사 측에서 대리수상을 했다.
또한 영화 '밀정'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엄태구 역시 촬영 스케줄로 불참, 문자 메시지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으며 영화 '덕혜옹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라미란 역시 스케줄 탓 불참해 '덕혜옹주' 프로듀서가 대리수상했다.
무엇보다도 촌극은 신인 여자배우상을 수상한 김환희가 '곡성' 스태프들을 대신해 대리수상을 하는 장면. '곡성'은 편집상과 촬영상을 수상했지만 스태프들이 불참, 자리에 앉아있던 김환희가 황급히 무대에 올라 대리수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김환희에게 MC 김병찬이 즉석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연출됐다.
계속되는 대리 수상 덕분에 예정됐던 시간보다 시상식이 빨리 진행, MC들은 MC석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며 "시간이 남아서 이렇게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편집상 시상 당시 시상자에게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가 전달되지 않는 사고까지 벌어지는 등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는 촌극을 면치 못했다. / trio88@osen.co.kr
[사진] 대종상 포스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