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를 손에 쥔 배우, 감독들이 마이크 앞에 서서 가장 먼저 “감사하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현하겠지만 과연 어떤 말로 수상 소감을 이어나가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제53회 대종상 영화제는 오늘(27일) 오후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확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남녀 주·조연상 후보에 오른 대부분의 배우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이번에도 반쪽짜리 시상식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식을 시작해서야 또 누가 오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겠지만, 현재 참가를 확정한 배우는 이병헌과 손예진 뿐이다. 주최 측이 확언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안긴다.
올해 역시 대종상의 고질이 재발한 점은 굉장히 아쉽다. 이번에도 시상식을 여느냐 마느냐부터 장소와 시간 선정, 최우수 작품상과 주·조연 후보들을 선정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종상 측은 “외부 유언비어들-대종상의 개최가 불투명하다, 방송이 없다, 장소 대관이 취소된다-로 53회 대종상 개최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 이 모든 잘못이 본 연합회에 있다는 것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주최 측도 나름대로 과거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본심 심사위원들이 최종 수상작이나 수상 배우들의 심사표를 밀봉한 상태로 선정 당일에서야 정확하고 공정하게 집계를 했다고 한다. 심사에 있어서만큼은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정책 변화를 포함한 시상식의 위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대종상 측은 "제53회 대종상영화제는 전 영화인이 주최가 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진행하는 흥겨운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수상작과 수상자들을 지켜본다면 이들의 말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납득이 가는 성적표를 어떻게 짜내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갈릴 것 같다.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고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종상 측이 최소한의 양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대종상 홈페이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