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좌익수를 맡을까?
KIA 2017 외야진에게 숨은 고민이 있다. 누가 좌익수를 맡는가이다. 김주찬과 최형우의 포지션은 좌익수이다.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다.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어 입단하면서 이제는 두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다른 지역을 맡아야 한다. 새 외국인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는 우익수도 가능하고 수비폭이 넓어 중견수를 맡아도 무방하다.
만일 버나디나를 중견수로 기용한다면 김주찬과 최형우가 좌익수와 우익수를 맡아야 한다. 그러나 최형우와 김주찬은 생소한 우익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최형우 좌익수, 발이 빠른 김주찬은 중견수, 버나디나가 우익수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수비범위가 넓어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중견수는 김주찬에게도 버겁기는 마찬가지이다.
기본적으로 내년 외야의 수비력은 김호령과 노수광이 휘젓고 다녔던 2016시즌 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형우와 김주찬의 공격력이 워낙 강해 수비에서 모자란 부분은 그 이상으로 상쇄할 수 있다. 대신 수비폭이 넓은 버나디나가 우익수 일부까지 커버하고 김호령과 노수광을 활발하게 활용해 약점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 좌익수 주인은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두 선수의 정확한 포지션은 내년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결정 과정에서 두 선수의 마음이 중요하다. 결정권을 가진 김기태 감독은 두 선수를 배려해 일방적으로 낙점하지 않고 서로 합의해 결정하도록 맡길 것으로 보인다. 지명타자 자리가 있지만 타선 강화를 위해 나지완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도 이들은 포지션을 입도선매했으니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다른 외야수들은 울쌍이다. 타격이 성장한 명품 중견수 김호령이 당장 밀려나게 생겼다. 작년 우익수를 맡았던 노수광과 신종길, 서동욱, 이호신도 마찬가지이다. 노수광은 77경기에 뛰면서 3할 타율과 부쩍 안정된 수비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서동욱도 2루를 안치홍에게 내주고 우익수로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2명의 주전 외야수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서동욱은 외야를 접고 1루를 놓고 김주형과 경쟁하면서 2루를 백업 할 것으로 보인다. 노수광도 사실상 후보군으로 밀려날 수 있다. 위기감이 팽배할 수 밖에 없다. 김호령과 노수광은 스프링캠프에서 버나디나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장 김원섭과 신종길, 김다원은 출전 기회가 적어져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신종길은 올해 75경기 출전에 그쳤고 김원섭은 37경기, 김다원은 25경기 출전했다.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도 힘겨운 마당에 주전급 2명이 가세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