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달(通達). 베테랑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잘 어울리는 단어다. 축구에 통달했다. 능수능란 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느리지만 상대를 쉽게 농락한다. 공격수로 이미 은퇴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맨유 고공비행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이유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경기서 블린트, 즐라탄, 미키타리안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보리니가 1골을 만회한 선덜랜드를 3-1로 완파했다.
맨유는 이날 승리로 승점 33을 기록하며 6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1경기를 덜 치른 5위 토트넘(승점 33)을 바짝 추격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골에 모두 관여한 이브라히모비치였다.
맨유는 린가드, 이브라히모비치, 마타가 스리톱을 구축했다. 중원은 포그바, 캐릭, 에레라가 지켰다. 백포라인은 블린트, 로호, 존스, 발렌시아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데 헤아가 꼈다.
상승세인 맨유에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에서 3연승,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던 맨유였다.
강등권인 선덜랜드가 엉덩이를 잔뜩 뒤로 뺀 터라 맨유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반 38분까지 선덜랜드의 선수비 후역습에 적잖이 애를 먹었다.
흐름을 바꾼 건 맨유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였다. 간결한 볼터치, 넓은 시야, 화려한 기술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던 그는 전반 39분 도우미 역을 자처했다. 박스 안에서 볼을 잡아 간결한 패스로 블린트의 선제골을 도왔다. 쇄도하는 동료의 입맞에 아주 딱 맞게 패스를 건넸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노련미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
이브라히모비치는 전반 추가시간에도 월드 클래스를 증명했다. 아크 서클 근처에서 감각적인 패스를 건네 포그바의 바이시클 슈팅을 도왔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진가는 1-0 살얼음 리드를 걷던 후반 37분 나왔다.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포그바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골키퍼가 각을 좁히고 나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후반 41분엔 도움 하나를 추가했다. 우측면에서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배달해 미키타리안의 환상적인 스콜피온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올 여름 맨유로 적을 옮긴 이브라히모비치는 리그 17경기서 12골이나 넣었다. 리그컵 3경기서 2골, 유럽유로파리그 5경기서 2골, 커뮤니티 실드 1골을 터트리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파리 생제르맹 시절 33골을 포함해 2016년에만 50골이나 기록했다.
축구에 통달한 이브라히모비치가 브레이크 없는 맨유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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