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④ "좀 잘하지 그랬어" 구단별 WORST는 누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2.27 10: 30

[OSEN=야구팀] 양지가 있다면 음지도 있었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 선수들이 속출했다. 몸값을 못한 선수들은 그만큼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고, 경기장 밖에서 불미스러운 행위를 한 선수들은 팬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구단별로 ‘아팠던’ 이름들을 찾아봤다.
▲ 한화 로저스 '최고에서 먹튀 전락'​
총액 190만 달러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을 받은 로저스였지만 '먹튀'로 전락했다. 시즌 전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이상을 일으킨 로저스는 염색 논란으로 김성근 감독과 불화설까지 나돌았다.

뒤늦게 5월초 1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5월29일 대전 롯데전 9이닝 127구 2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에이스 면모를 보였지만 그 날이 마지막 불꽃이었다.
6월4일 대구 삼성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3회 강판됐고, 검사 결과 인대 손상으로 밝혀졌다. 결국 6월24일자로 웨이버 공시돼 허무하게 팀을 떠났다. 6경기 37⅔이닝 601구 2승3패 평균자책점 4.30. 한화는 로저스의 1승에 95만 달러, 1구에 3115달러를 썼다.
▲두산 정수빈 'KS 주연에서 조연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정수빈을 향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컸다. 2015년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정수빈은 타율 5할 7푼 1리의 감각적인 타격을 바탕으로 5타점을 기록했다. 5차전에서는 결승 3점 홈런을 때려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군 입대까지 미룬 올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수빈은 정규시즌 타율 2할 4푼 2리에 49득점, 20타점에 그쳤다. 지난해 2할 9푼 5리, 79득점, 59득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외야의 박건우, 김재환 등의 성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정수빈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불과 1년 만에 한국시리즈의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떨어진 정수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경찰청에 입대하게 됐다.
▲NC 선수들 일탈 '빛바랜 KS 준우승'
구단 차원에서는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구단 안팎으로 풍파가 끊이지 않았던 시즌이었다. 그 시작이 이태양의 승부조작이었다. 지난 7월, 이태양은 지난 2014년 4차례의 승부조작을 시도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적발했다. 이태양은 암운의 시작이었다. 이후 이민호의 외도설이 SNS를 통해 퍼졌고,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구단 고위 관계자 2명이 소속 선수(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하고 kt 신생팀 특별지명 당시 해당 선수를 넘기며 10억의 보상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단의 성적과는 별개로 구단 자체의 모습은 최악이었다.
▲넥센 양훈 '실패한 히든카드'
넥센은 지난해 선발진이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상우 한현희의 부상은 이런 불안감을 더 가중시켰다. 오프시즌 중 선발진 재건에 심혈을 기울인 가운데 기대를 모은 자원 중 하나가 양훈이었다. 묵직한 공을 던지는 이 우완 투수가 선발 한 자리를 꿰차 풀타임을 뛰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경기(선발 13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8.28에 머문 채 결국 로테이션에서 탈락해야 했다. 내년에는 자존심을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LG 정찬헌 '부상과 음주운전'
부상 탓도 있었지만, 어쨌든 팀 기여도에서 워스트였다. 지난해 6월말 음주 운전 물의로 구단 자체의 3개월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던 정찬헌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이탈, 결국 4월 허리 수술을 받았다. 재활 끝에 9월 중순에 복귀, 1군 무대에서 6경기 8이닝 출장에 그쳤다. 복귀 후 구위는 괜찮았다. 포스트시즌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공은 있지만, 정규 시즌에서 기여도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오프 시즌에 또다시 불미스런 사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KIA 윤석민 '어깨부상과 백의종군'
작년 볼티모어에서 복귀해 소방수로 30세이브를 올리려 고군분투했다. 소방 업무를 뒤로하고 선발 투수로 복귀하자 팬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지크 스프루일까지 막강한 4선발진의 한 축이었다.
그러나 개막 이후 3경기에 등판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8월 30일에 돌아와 불펜의 필승조에서 13경기에 나서며 백의종군했다. 그러나 선발 윤석민의 이탈은 마운드 운용에 큰 부담을 주었고 4강 싸움에서 밀려난 이유로 작용했다. 시즌을 마치고 어깨 웃자란뼈 수술을 받아 내년 개막전은 합류하지 못해 마운드에 또 시름을 안겼다. 
▲SK 외인 3인방 'PS탈락 원흉'
국내 선수들도 잘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팀 전력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은 결정타였다. 메릴 켈리를 제외한 나머지 세 외국인 선수는 팀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유격수 외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헥터 고메즈는 21개의 홈런과는 별개로 112경기에서 무려 실책 25개를 저지르며 엉뚱한 20-20 클럽에 올랐다. 크리스 세든, 그리고 그 대체 외인이었던 브라울리오 라라는 합계 7승에 그쳤다. 두 선수의 부진, 특히 대체로 들어온 라라의 부진은 SK의 5강행 전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 외인 '집단 부진 골머리'​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 주고 토종 선발들이 뒤를 받치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의 현실은 처참했다. 삼성은 시즌 내내 외국인 선수들의 집단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 아놀드 레온, 요한 플란데 등 4명의 투수가 6승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일본 무대 경험이 풍부한 아롬 발디리스(내야수)는 잔부상으로 제대로 40경기만 뛰며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삼성은 올 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크 위드 마이어 전 워싱턴 내셔널스 수비 코치를 정보 코디네이터로 영입하는 등 외국인 스카우트 파트를 보강했다.
▲롯데 투수 FA 3총사 '먹튀 트리오'​
롯데는 송승준과 윤길현, 손승락 내외부 FA를 잡는데 138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FA 투수들의 효과를 보진 못했다. 송승준은 부상과 부진을 반복하면서 10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8.71에 그쳤다. 롯데 선발진은 한 시즌 내내 부침을 겪었다.
윤길현은 필승조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62경기에 등판했지만 7승7패 16홀드 평균자책점 6.00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블론 세이브는 8개로 최다 공동 1위였다. 마무리 손승락은 20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4.28이었다.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138억원을 투자한 이들의 WAR의 합은 1.04였다(송승준 -0.13, 손승락 1.07, 윤길현 0.10).
▲ kt 외인 투수트리오 '겨우 14승 퇴출'​
kt는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 슈가 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밴와트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BO리그에서 통하지 않았다.
kt는 올 시즌이 외국인 투수 3명을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외인들이 성적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줘야 했다. 그러나 피노는 초반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12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7.15의 초라한 성적으로 방출됐다.
마리몬은 초반 다소 많은 실점을 해도 승리가 따라와 ‘승리의 요정’으로 불렸으나 점차 부진했다. 12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5.23.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밴와트는 끝까지 kt에 남았다. 28경기에서 6승 13패 평균자책점 5.95로 부진. KBO리그 재취업도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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