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SK의 실무진 및 단장으로 팀과 함께 했던 민경삼 단장이 사의를 표했다. 민 단장은 그간 자신을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깔끔하게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SK는 “민경삼 단장이 26일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민 단장은 지난 10월 12일 김용희 감독의 퇴진과 함께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민 단장은 11월 내내 팀 내 현안을 마무리한 뒤 26일 재차 사직 의사를 밝혔고 그간 이를 보류했던 SK는 26일 최종 수리했다.
민 단장은 26일 사임 후 “시즌이 끝난 뒤 성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라면서 “다만 스토브리그 현안이 있어 당장 그만둘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는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팀장급 후배들과 의논해 절차를 진행했다. 이제 모두 마무리됐다는 생각으로 오늘 다시 사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브리그 현안이 굵직해 자신이 곧바로 그만두면 팀 내부 혼란이 커진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사표를 이미 제출한 민 단장은 트레이 힐만 감독 영입, 외국인 선수 인선 마무리, FA 김광현 협상까지 현안을 성공적으로 풀어낸 뒤 팀을 떠난다.
민 단장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프런트로, MBC 및 LG의 선수로 활약했다. 그 후 LG 프런트와 코치를 거쳐 2001년 1월 SK에 입사했다. 그 후 운영팀장, 경영지원팀장, 운영본부장 등 조직의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10년 1월 단장으로 부임했다. 7년간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1회, 준우승 2회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팀이 중위권에 머무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여기에 김용희 감독 체제가 실패하자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민 단장 또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 단장은 시즌 중에도 자신의 책임론을 거론했고, 지난 11월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서 OSEN과 만났을 당시에도 단장직에 대한 소회와 팀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며 복잡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한편 SK는 조만간 차기 단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인사가 지목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장직이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