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행진' 해커, 꾸준함이 이끈 '장수 외인의 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2.26 11: 39

장수 외국인 선수로 이끄는 길은 꾸준함이었다. NC 다이노스와 해커가 5년 연속 KBO리그 무대를 함께 누비게 됐다.
NC는 26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해커와 총액 100만 달러(연봉 9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커는 NC에서 5시즌 연속으로 활약하게 됐다.
5년 연속 동일한 팀에서 한국무대를 누빈 외국인 투수는 손에 꼽는다. 현재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6년 연속)가 사실상 유일하다. 니퍼트는 이제 한국에서 은퇴까지 고려할 정도로 KBO리그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제 이 니퍼트와 같은 장수 외국인선수 대열에 해커도 동참했다. 제이 데이비스가 한화에서 1999년부터 2002년, 그리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활약했다. 7년을 뛰었지만 연속 시즌은 아니었다.

해커는 지난 2013년 NC의 창단 첫 1군 등장과 함께 KBO리그에 선을 보였다. 당시 아담(윌크), 찰리(쉬렉), 에릭(해커)의 'ACE 트리오'라 불린 이들 중에서 해커(당시 에릭)는 가장 나이도 많았고 주목도 덜 받았다. 실제로 해커는 데뷔 첫 시즌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고,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데뷔 첫 시즌 27경기 평균자책점 3.63의 호성적을 남겼지만 그가 챙긴 승수는 4승(11패)에 불과했다.
그러나 NC는 단순 기록보다는 해커의 투구 내용에 주목했고(완투패 3번, 퀄리티스타트 16회, WHIP 1.19) 2014년에도 함께했다. 2014년에도 8승8패 평균자책점 4.01로 다소 불운했던 해커. 2015년에도 NC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그동안 썼던 에릭이라는 등록명을 지금의 해커로 바꿨다.
그러자 해커의 불운도 가시기 시작했다. 등록명을 바꾼 뒤 해커는 31경기 19승5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이 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그리고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두 달 가량을 쉬었지만 23경기 13승3패 평균자책점 3.45로 제 몫을 해냈다.
NC는 당초 해커보다 나은 외국인선수를 물색하는 등 외국인 선수 교체를 생각했었다. 해커의 민감한 성격도 감점 요인이긴 했다. 하지만 NC는 해커의 꾸준함을 놓칠 수 없었다. 해커가 데뷔한 2013년부터 4시즌 동안 선발 투수로 109경기(최다 3위), 완투 5회(최다 2위), 평균자책점 3.54(최저 2위), 퀄리티스타트 72회(최다 1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43회(최다 1위)로 투수 전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NC가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을 수 있던 데에는 해커가 에이스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해커만한 외국인 선수를 찾기는 힘들었다. 몸값 역시 최근 KBO리그에 발을 딛은 특급 외국인 선수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이러한 모든 요소는 해커가 5년 연속으로 KBO리그를 누빌 수 있게 만든 이유가 됐다. 해커는 재계약 이후 "나를 믿어준 팀에 감사하다. NC에서 보낸 지난 4년은 내 야구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다"면서 "지금까지 함께 한 팀에서 좋은 동료들과 이러한 경험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2017시즌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5시즌 째 함께하는 소감을 밝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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