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암호화 잠금 해제 정책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러시아 대사 피격 사건이다. 카르로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열린 러시아 사진전에서 축사를 하다가 터키 경찰관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문제는 이 저격범이 아이폰 4S를 사용했고, 배후를 조사하던 경찰이 아이폰의 암호를 풀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으면서 불거졌다. IT 전문 매체 맥 리포트, 나인투파이브맥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암호를 풀어달라고 애플에 협조 요청을 했고, 애플은 이번에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
애플의 아이폰 암호 정책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샌 버나디노에서 14명이 사망하는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때 미연방수사국(FBI)이 애플에 테러리스트들의 범죄 단서를 찾기 위해 아이폰의 암호화 잠금 해제를 요청했으나 애플 측이 "FBI가 마스터 키를 만들어 달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FBI는 이스라엘의 보안전문 업체의 도움으로 암호화 잠금 해제에 성공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아이폰 불매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애플 압박에 나섰다. 미 상원의회에서도 애플 등 IT기기의 암호를 해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것을 요구하는 암호화 입법을 재발의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이번 총격 테러는 현장이 사진에 찍혀 전 세계적으로 더 큰 추격을 줬고 국제적으로도 명분이 더 뚜렷한 테러사건이다. 애플의 암호화 잠금 해제 정책을 두고 또 한번 논란이 일 조짐이다. /what@osen.co.kr
[사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피격 사건 현장.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