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대어가 부족하고, 그만큼 더디게 흘러간 2017년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서서히 해를 넘기고 있다. 적잖은 선수들이 새로운 계약을 맺으며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해 찜찜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선수들도 적지 않다.
미 ‘USA투데이’가 오프시즌 전 평가한 FA TOP 25인 중에서도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가 더러 있다. 7위에 선정된 마크 트럼보는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 중 하나다. 올해 47개의 홈런을 때리며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오른 트럼보는 원 소속팀 볼티모어를 비롯한 몇몇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으나 새 둥지를 찾지 못했다. 트럼보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고전하고 있는 볼티모어가 향상된 제안을 할지 주목된다.
8위 호세 바티스타는 FA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당초 3~5년의 장기 계약을 원한다는 당당한 포부와 함께 시장에 나온 바티스타였다. 그러나 만 36세의 선수에게 그 정도 계약을 줄 팀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에 바티스타 측은 1년 계약도 받아들일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하락세에 수비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바티스타로서는 불리한 시장 여건이다.
14위이자, 포수 최대어로 불렸던 맷 위터스 또한 아직 계약을 맺지 못했다. 볼티모어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 자격)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왔지만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볼티모어는 웰링턴 카스티요를 영입하며 위터스와 사실상 작별 인사를 했다. 시장 상황이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17위였던 마이클 샌더스 또한 아직 소식이 없다. 연계설이 있었던 볼티모어는 트럼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고, 클리블랜드는 엔카나시온을 영입해 손을 뗐다.
올해 15승을 따낸 베테랑 투수 제이슨 해멀(18위) 또한 의외로 새 둥지 물색이 길어지고 있다. 선발 자원이 부족한 이번 FA 시장 특성상 괜찮은 평가가 예상됐지만 손을 내미는 팀이 없다. 이 때문인지 해멀은 최근 에이전트를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힘 있는 우타 자원인 마이크 나폴리(20위)는 최근 텍사스와 연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올해 부진에 퀄리파잉오퍼를 받지도 못했던 브랜든 모스(23위)도 찬바람을 실감 중이다. 뉴욕 양키스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는 했지만 계약 전망이 그렇게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선발과 중간 모두에서 뛸 수 있는 좌완 자원인 트래비스 우드(25위)는 여러 팀이 그를 원한다는 추측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그 외에도 내셔널리그 홈런왕이지만 밀워키로부터 논텐더 방출을 당한 크리스 카터, 외야수 콜비 라스무스, 힘 있는 3루 자원인 트레버 플루프, 흉곽출구증후군 수술을 받은 타이슨 로스, FA 3루수 시장에서 2위권으로 평가됐던 루이스 발부에나 등도 아직 시장에 남아있다. 2018년과 2019년을 노리며 전반적으로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구단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