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도깨비' 달달 김은숙X담백 공유, 질릴 틈이 없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12.25 15: 40

완급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분명 손발이 오그라드는 판타지 설정이 난무하고, 대사들 역시 그러하지만 이상하게 유치하다거나 정도를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몰입력이 더 상승하게 되는 건 작가와 연출, 그리고 배우가 완벽한 합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살게 된 도깨비 김신(공유 분)과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이동욱 분), 그리고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판타지 드라마다.
'히트제조기' 김은숙 작가가 로맨스 못지 않게 서사에 공을 기울였다는 이 '도깨비'는 첫 방송부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놀라운 영상을 통해 시선을 압도했다.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물론이고 귀신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다 보니 CG가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데, 이응복 PD를 비롯한 제작진의 연출력은 완성도를 높이는 1등 공신으로 손꼽힌다.

물론 '도깨비' 역시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나 상황들이 계속핵서 등장한다. 마치 핑퐁 게임을 하듯 이리 저리, 그것도 빠른 속도와 왔다 갔다 하는 대사에는 위트가 넘친다. 어쩜 저렇게 말을 재미있게 할까 싶을 정도로 도깨비나 저승사자, 은탁 등등 등장 인물 대부분이 재치가 넘친다. 또 로코의 대가답게 달달하고 가슴 설레는 장면이나 대사도 굉장히 많이 쏟아졌는데, 이는 곧 캐릭터들 간의 애틋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달달하기만 한 건 또 아니다. 과거 가슴 아픈 사연으로 인해 불멸의 삶을 살게 된 도깨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무척이나 쓸쓸히 90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는데, 사랑을 알게 되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쓰디 쓰고 충격적인 운명 역시 떠안게 됐다. 그래서 도깨비는 슬프고, 이런 그를 보는 시청자들 역시 머리 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듯 우울해진다.
그리고 이런 모든 상황을 현실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배우 공유다. 시원시원한 체격과 선굵은 외모, 달달한 목소리 등 공유의 매력 포인트는 굉장히 많지만 그 중에서 단연 최고는 역시 담백한 연기력이다. 과하지 않게 적정선을 지킬 줄 알고, 그러다가도 한순간 폭발하는 감정의 깊이감을 오롯이 느끼게 하는 배우인 것.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이 김신이라는 캐릭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표정과 분위기를 달리하며 현실감을 가득 채워주는 공유가 있어 '도깨비'가 질릴 틈이 없다.  /parkjy@osen.co.kr
[사진] 화앤담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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