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도깨비' 공유, 이 슬픔까지 좋다..神도 반할 연기력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12.25 15: 00

도깨비의 운명이 이토록 슬플 줄은 상상도 못했다. 사랑을 깨달음과 동시에 죽어야 하는 운명에 놓인, 그것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죽어야 한다는 도깨비의 처절한 운명. 그런데 마냥 슬퍼할수도 없다. 극한의 감정을 오가는 도깨비를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연기해내는 공유를 보고 있으면 이마저도 너무나 좋아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
공유는 지난 24일 방송된 tvN 10주년 특별기획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8회에서 삼신(이엘 분)로부터 검을 뽑지 않으면 은탁(김고은 분)이 죽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은 뒤 혼란에 빠지는 김신을 몰입도 높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어냈다.
공유는 8회가 방송되는 동안 '로코킹'이라는 수식어에 딱 맞게 멋짐도 귀여움도 모두 장착, 여심을 마구 흔들어댔다. 전장에서 승전보를 울리던 장군일 때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소한 것에도 질투하고 저승사자(이동욱 분)와는 유치한 말다툼도 벌였다가 유덕화(육성재 분)에게는 심술도 부린다. 물론 이는 은탁에게도 마찬가지.

다정하면서도 차갑고, 그러다가도 또 따뜻해지는 도깨비다. 우울하면 비가 오고, 화가 나면 천둥 번개가 치는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그런 도깨비. 그런데 이 도깨비가 처한 쓰디 쓰고 가슴 아픈 운명에 모두가 내 일인 듯 공감하고 함께 슬퍼한다는 건 촘촘하게 짜여진 인물 구성과 전개 그리고 공유의 탁월한 연기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무려 나이가 939세이지만 이제 사랑을 시작하게 된 도깨비에게 은탁의 말 한마디, 웃음 하나는 설렘과 함께 슬픔을 동반하는 매개체였다. 그래서 도깨비는 여전히 지독히도 쓸쓸했다. 그리고 은탁이 죽지 않으려면 검을 뽑고 무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삼신에게 전해들으며 도깨비는 또 다시 절망을 경험해야 했다. 공유는 이런 도깨비의 감정을 발갛게 달아올라 사정없이 흔들리는 눈동자를 통해 표현해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찡하게 만들었다.
첫사랑이 아프다는 쓸쓸한 고백과 표정, 눈빛은 오로지 공유라서 가능했고, 그래서 시청자들은 더욱 도깨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새드엔딩이 될 것 같은 분위기 속, 시청자들이 도깨비가 행복하게 은탁과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하게 되는 이유는 모든 상황을, 그리고 감정들을 현실화시키며 오롯이 몰입하게 만드는 공유라는 배우의 진가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기대도 많이 했던 공유의 '도깨비'이지만, 그럼에도 또 설레고 반하게 되는 마법같은 힘. 그렇기에 이 슬픔까지도 사랑하게 된다. /parkjy@osen.co.kr
[사진] 화앤담픽쳐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