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없는 현대캐피탈, 1위 수성 '청신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25 06: 46

남자부 시즌 반환점을 가장 먼저 돈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시즌 전 몇몇 우려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기세를 타며 남은 일정을 기대케 하고 있다. 이렇다 할 ‘구멍’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4연승으로 3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했다. 3라운드까지 승점 38점을 쌓은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 잔여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1위를 확정지었다. 시즌 초반 출발이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어느새 신바람 나는 배구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 시즌 남자부 상위권이 치열한 구도인 만큼 더 큰 의미가 있는 1위 수성이다.
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불안요소가 있었던 현대캐피탈이다. 최태웅 감독이 추구하는 ‘시스템 배구’의 정착이 기대되는 측면도 있었지만 그 핵심 멤버였던 외국인 선수 오레올의 이탈 공백은 큰 고민이었다. 새롭게 시행된 트라이아웃 제도에서 오레올만큼 다재다능한 선수를 영입하기는 어려웠다. 대체자로 선발한 톰 밴 랭크벨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공격 부담이 커진 문성민의 과부하도 불안했다. 실제 초반에는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점차 손발이 맞아가고 있는 시스템 배구가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54.94%의 팀 공격 성공률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속공(64.42%·1위), 퀵오픈(59.73%·2위), 시간차(62.79%·3위), 후위(53.44%·1위) 등 오픈 공격을 제외한 전 지표에서 두루 상위권이다. 여전히 상대 블로커들은 현대캐피탈의 다양한 공격 루트에 고전하고 있다.
서브는 확실한 무기로 떠올랐다. 범실이 나더라도 ‘강한 서브’를 주문하는 최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세트당 1.343개의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전통적으로 높이가 강한 팀답게 블로킹(2.414개)에서도 리그 3위다. 리시브가 다소 떨어지는 점은 있지만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는다. 세터 노재욱을 비롯, 전원 공격·전원 수비로 대변되는 선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약점을 메워주고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난 것도 큰 성과로 뽑힌다. 기존 선수 외에 레프트에서는 이시우 허수봉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고, 센터진에서는 김재휘가 선배들의 공백 때마다 힘을 내고 있다. 점진적인 세대교체까지 잡아가는 흐름이다. 이처럼 백업층까지 강해진 현대캐피탈은 7개 구단 중 가장 변수가 없는 후반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 시즌 눈앞에서 아쉽게 놓친 ‘대권’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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