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전력으로 지탄을 받았던 배리 본즈(52)와 로저 클레멘스(54)가 명예의 전당(HOF)에 입성할 수 있을까.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는 흐름이라 또 한 번 논란이 예상된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7년 명예의 전당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현재까지 20% 정도의 투표인단이 자신의 트위터나 컬럼 등을 통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 공개 결과를 집계한 결과 본즈(명예의 전당 투표 5년차)와 클레멘스(5년차)는 현재까지 나란히 71%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입성 기준치인 75%에 근접한 수치일뿐더러 지난해 득표율보다는 많이 오른 것이기도 하다.
두 선수의 득표율은 제프 백웰(7년차·91%), 팀 레인스(10년차·90%), 이반 로드리게스(1년차·84%), 트레버 호프만(2년차·76%), 블라디미르 게레로(1년차·73%)에 이은 기록이다.
물론 20%의 표본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좀 더 투표 결과가 공개되어야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공개를 하지 않는 투표인단도 있다는 점에서 최소 80~85%는 되어야 안정권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본즈와 클레멘스의 득표율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본즈의 2013년 득표율은 36.2%, 2014년은 34.7%, 2015년은 36.8%, 그리고 지난해는 44.3%에 머물렀다. 지지율 상승이 더뎠다. 클레멘스 또한 2013년 37.6%를 시작으로 35.4%(2014년), 37.5%(2015년), 45.2%(2016년)에 머물러 역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충분히 50~60% 정도의 득표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10년간 유효하다. 막판 대반전 입성을 노려볼 만한 토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 선수는 기록만 놓고 보면 1년차에 명예의 전당에 갈 만한 선수들이다. 리그 최우수선수(MVP)만 7번을 받은 본즈는 762홈런으로 MLB 역대 홈런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7번이나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클레멘스도 MLB 통산 354승 전력의 대투수다. 그러나 현역 생활 막판 약물 의혹에 휩싸였고, 위증 논란까지 불거지며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지난 4년간 명예의 전당 투표 또한 이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두 선수를 지지하는 투표인단의 수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각자 다른 논리로 “두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갈 만한 자격이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컬럼니스트들도 많아졌다. “약물 의혹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라는 의견도 있고, “약물 이전에도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이 있는 선수”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마이크 피아자 또한 약물 의혹이 있었다는 점 또한 지지자들의 주요한 논리 중 하나다.
한편 올해 명예의 전당은 백웰과 로드리게스의 입성이 유력하며, 피선거권 마지막 해에 접어든 레인스 또한 감격의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본 호프만도 2년차 입성을 타진한다. 전체적으로 3~5명 정도가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