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다년계약, "여전히 시기상조" 목소리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25 05: 54

KBO 규약상 외국인선수 다년계약 금지  
비용 증가, 스카우트 어려움, 보유 제한
한화는 지난 겨울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총액 190만 달러로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액 계약을 했다. 당시 한화가 로저스와 다년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 확인 결과 1년 계약이었다. 만약 로저스와 다년계약을 했다면 한화에는 엄청난 재앙이 됐을 것이다. 

로저스는 올초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인대에 문제가 생겼고, 시즌 개막 한 달을 재활했다. 5월에 복귀했지만 결국 6경기만에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돼 웨이버 공시됐다.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에 대해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보유 숫자가 3명으로 제한된 KBO리그 사정에선 쉽지 않은 문제다. 
KBO는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을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언젠가 넘어야 할 문제인데 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다년계약을 허용하면 큰돈을 줘야 하는 비용문제도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 리스크가 크다 보니 구단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당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비용 문제가 첫 번째. 국내 FA 계약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것처럼 외인 영입에도 비용이 크게 뛸 수 있다. 실제 2017시즌 계약이 완료된 외인 19명의 몸값 총액은 1815만5000달러로 평균 액수는 95만5000달러에 kf한다. 외인 몸값 상한 제도가 폐지된 이후 개막 시점을 기준으로 2015년 67만 달러, 2016년 85만 달러에서 이젠 100만 달러까지 바라보고 있다. 
물론 더스틴 니퍼트, 찰리 쉬렉, 에릭 테임즈, 헥터 노에시 등 암암리에 다년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도 있다. 단 어디까지나 금지된 규정이기 때문에 억제 효과는 있다. KBO 관계자는 "다년계약을 허용하게 되면 스카우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수 측에서 다년계약을 요구하면 구단이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결국 아쉬운 쪽은 구단이다"고 다년계약 금지가 외인 영입에 있어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맞는 말이다. 선수들은 안정된 신분 보장을 원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됐거나 높은 레벨에 있는 선수들은 다년계약을 요구한다. 꼭 잡아야 할 선수라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다년계약을 허용하면 더 많은 선수들이 당연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인 보유 숫자가 3명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보유 숫자에 여유가 없으니 부상이나 태업 같은 돌발 변수에 대처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 경우 다년계약이 대형 악재로 작용한다. 현장의 지도자는 "좋은 선수와 오래 함께하고 싶지만, 성적을 내면 행동이 달라지는 선수들도 있다. 특별 대우를 요구하거나 훈련을 게을리해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 다년계약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자는 "잘하는 선수들이라도 언제 부상당할지 몰라 늘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 다년계약은 리스크가 크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면에선 다년계약을 하는 구단과 선수들이 있다. 다만 비용 문제, 스카우트 어려움, 보유 숫자 제한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외인 다년계약이 공식 허용되기에는 시기상조란 분위기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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