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솔로몬’, JTBC라서 가능한 통렬한 현실비판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12.24 06: 45

한 소년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덮고 감추고 모른다고 부인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훤히 보이는 진실을 감추려는 현실과 꼭 닮아있는 이 드라마는 이 시기에 JTBC이기에 방영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23일 오후 방송된 JTBC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이소우(서영주 분)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 교내재판을 추진하는 고서연(김현수 분), 한지훈(장동윤 분), 배준영(서지훈 분) 그리고 정국고 친구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주리(신세휘 분)의 고발장으로 인해서 소우의 죽음에 대한 재수사가 재개됐다. 용의자로 지목된 최우혁(백철민 분)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주리 조차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며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소환되는 상황에 부닥친다. 목격자와 내부고발자를 명예훼손으로 재갈을 물리는 모습은 정권의 행태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하다. 재단 이사장과 법무팀장 한경문(조재현 분) 그리고 학교의 교장과 교감 선생님 모두 한통속이 돼서 이 사건을 덮기에 급급하다.

이사장과 경문의 대화를 통해 시청자는 소우의 죽음에 추악한 비밀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시체로 발견되기 전 소우 역시 전학이 간다고 해서 문제가 덮이지 않는다고 경문에게 밝힌 바 있다. 그렇기에 돈과 권력을 이용해 사건을 덮으려는 소위 어른들의 모습은 더욱 가관이다.
어른들은 친구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려는 서연이 어리고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이유로 무조건 막으려 한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상 물정은 협박과 은폐였다. 자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죽음 앞에서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운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는 계속 되풀이될 뿐이다. 지금은 운이 좋아서 그런 죽음을 피했다 할지라도 어느누가 다음 차례일지는 모른다. 
현재 대한민국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금껏 쌓아왔던 온갖 적폐들과 문제들이 한꺼번에 연일 터져 나오며 혼란스럽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여전히 문제를 덮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진실을 밝혀낸다는 것은 물론 귀찮고 짜증 나고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아프지 않는다면 성장도 없다. 그렇기에 드라마 속에서 나마 무모한 도전을 하는 서연과 지훈 그리고 준영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pps2014@osen.co.kr
[사진] '솔로몬의 위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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