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까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NC 다이노스. 그러나 NC의 2016년은 스캔들로 얼룩졌다.
2013년 1군 진입 이후 거침없이 달렸던 NC의 기세는 올시즌에도 계속됐다. 83승58패3무(승률 0.589)로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2년 연속 2위에 이은 플레이오프 직행. NC에게 '돌풍', '기적'이라는 단어를 붙일 시기는 지났다.
▲투자 효과·투타 균형, 진정한 강팀이 됐다.
올해 NC는 투자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시즌을 앞두고 약점으로 평가받던 3루 자리에 박석민이라는 정상급 타자를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영입하면서(4년 총액 96억원) 타선의 완전체를 갖췄다. 박석민에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기면서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중심 타선을 구축한 것.
결국 이러한 투자는 '숱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적의 밑거름이 됐다. '나테이박'의 중심 타선은 115홈런 425타점을 합작했다. 2년 연속 100타점 이상 타자 3명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투수진도 해커의 부상, 스튜어트의 부진 여파, 토종 투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57승38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리그 3위에 올랐다. 여기에 평균자책점 4.15을 기록한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불펜진이 거들었다. 대장암을 극복한 원종현의 복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투타의 균형은 우승팀 두산에 버금갔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C는 LG를 시리즈전적 3승1패로 꺾고 사상 첫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 역시 처음.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승리 없이 4패로 속수무책으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승리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 스캔들로 얼룩진 한 시즌
'숱한 악재'를 극복하고 성적을 만든 것은 NC의 저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악재들이 부상 등의 불가항력적인 요인이 아닌, 모두 경기 외적인 요인들이었다. 그리고 이는 팀의 존폐는 물론 리그 자체도 위협하는 악재들이었다. 창단 이후 빠르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한 것보다는 스캔들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7월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지면서 투수 이태양이 연루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태양은 곧장 방출시켰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국가대표 잠수함으로 거듭나던 시기였기에 일탈의 여파는 팀 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컸다. 또한 투수 이재학도 후반기 내내 승부조작 루머로 몸살을 앓았다. 승부조작은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에 160만원을 베팅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적 처벌은 피했지만 추문은 그치지 않았다. 여기에 투수 이민호는 SNS상에서 외도설이 나돌며 구단을 어수선하게 했다. 자체 징계까지 소화했다.
또한 9월 말에는 외국인 선수 테임즈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여기에 구단의 뒤늦은 대처까지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가 끝난 11월, 경찰의 승부조작 수사 결과 발표에서 구단 고위관계자 2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선수의 혐의를 은폐, 이 선수가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팀을 옮길 당시 얻은 10억의 보상금을 챙긴 것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개념 구단'의 본보기로 리그에 신선한 자극을 줬던 구단 이미지가 올해를 기점으로 '말썽 구단'으로 변한 것은 성적으로도 채울 수 없는 타격이었다.
▲ 김경문 감독과 다시 한 번 대권 도전?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이다"는 김경문 감독의 한국시리즈 후 발언은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NC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김경문 감독과 3년 20억원에 재계약을 맺으며 다시 한 번 '행진'의 기수를 맡겼다.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건 이후 고개를 숙이는 일이 더 많았고, 수장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 것이라는 늬앙스를 풍겼던 김경문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선수단을 추스려서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에 나서는 결단을 내렸다.
일단 올해와 내년의 NC는 많이 달라질 듯하다. 중심타선 역할을 했던 테임즈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워스와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스튜어트와 재계약을 포기했고, 해커와의 재계약 협상도 난항이다. 외국인 선수 구성부터 새롭게 짜야 한다.
올해 FA 시장에서는 조용하지만, 내부적으로 변화를 택했다. 김평호 전 삼성 주루코치를 영입, '뛰는 야구'의 강화를 선언했다. 박민우, 김종호, 김준완, 나성범 등을 필두로 팀컬러의 변화를 꾀한다.
구단 안팎으로 내홍이 끊이지 않았던 2016년이었다. 과연 지금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려서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 NC의 2017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