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철인' 주희정, 존재감만으로도 빛났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2.23 20: 51

'철인'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주희정(39, 서울 삼성)이 강한 인상 없이도 코트를 밝게 빛냈다.
주희정이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주희정은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3라운드 안양 KGC와 원정경기에 출전해 프로 통산 10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 1000경기 출전은 KBL 역사상 1호 기록이다.
올해로 20번째 시즌을 맞이한 주희정은 자신의 프로 인생에서 뛸 수 있는 대부분의 경기에 뛰었다. 1997-1998 시즌부터 프로 무대서 뛴 주희정이 출전할 수 있었던 경기는 이날까지 1012경기. 주희정은 그 중 1000경기에 투입됐다. 출전률이 무려 98.8%다.

의미가 있는 날인 만큼 삼성 이상민 감독은 주희정을 선발로 세웠다. 올 시즌 김태술의 가세로 출전 기회가 줄었지만 언제나 제 몫을 하는 만큼 이상민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경험이 많다. 쉬엄쉬엄하는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분전을 부탁하기도 했다. "간단하게만 이야기 했다"고 밝힌 이 감독은 "오전에 미팅할 때 선수들에게 특별한 날이라고 말은 했다"면서 "승리하면 좋은데 너무 의식하면 오버를 하게 마련이다. 최선을 다해 자신감 있게 경기하면서 즐기자고 했다"고 전했다.
프로 무대를 밟고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주희정의 경기력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1쿼터를 모두 뛰고 2쿼터와 4쿼터에 잠시 출전한 주희정은 2어시스트 1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러나 경기력과 주희정의 존재감은 비례하지 않았다. 20년 동안 꾸준하게 코트를 누빈 주희정은 코트에 있는 자체 만으로 누구보다 빛났다.
주희정은 KBL 최다 어시스트(5344 ), 최다 스틸(1495 ), 국내 선수 최다 트리플 더블(8회) 등을 기록 중이다. 어느 누구도 쉽게 깨기 힘든 기록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뛰어넘기 힘든 건 출전률 98.8%에 달하는 통산 1000경기 출전 기록일 것이다.
삼성은 주희정의 통산 1000경기를 축하하는 승전보를 전하기도 했다. 삼성은 KGC와 접전 끝에 81-73으로 승리해 16승 6패를 기록, KGC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안양=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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