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몬트가 부른 '양손' 바람...볼링계 기대감 한가득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12.23 11: 39

'최강 양손' 제이슨 벨몬트(호주)가 국내 볼링계에 상당한 기대감을 던져 놓았다.
벨몬트는 지난 22일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제11회 스톰·도미노피자컵 SBS 한국볼링선수권(총상금 1억 2000만 원) TV 결승 4강이 동시에 겨룬 4위 결정전에서 패해 최종 4위에 머물렀다.
단연 우승후보라는 평가 때문에 벨몬트의 초반 탈락은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 최고 볼링 리그인 미국프로볼링협회(PBA) 12승이라는 화려한 경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바로 '양손'을 사용해 던지는 특이한 투구폼을 가진 볼러였기 때문이다. 

양손을 사용하는 볼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7%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국내에도 알려진 선수가 2~3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대부분 오른손이나 왼손, 한 손을 이용해 던지는 것이 일반적인 볼러다. 
한 때 이런 양손 볼러를 두고 볼링계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통성을 깼다는 점에서 이단아로까지 취급하기도 했다. 두 손을 사용하는 만큼 한 손을 사용하는 볼러보다 회전과 파워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경기력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기도 했다. 
실제 벨몬트도 경기 후 "많은 선수들이 이런 투구폼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젊고 어린 선수들이 많이 애용한다. 회전수가 많고 파워가 더 실린다"고 양손 볼링의 장점을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벨몬트의 투구폼이 국내 볼링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볼링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예선전 내내 벨몬트를 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관중들이 레인을 옮겨다녔다. 또 관중석에서는 벨몬트의 파괴적인 핀액션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특이한 폼이지만 정확함까지 장착한 벨몬트의 투구폼을 흉내내는 모습도 종종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 후 언론들은 대회 우승자인 다니엘 메큐언(미국)보다 벨몬트를 향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벨몬트는 한국 언론의 관심에 적잖이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차분하게 인터뷰를 해나갔다. 벨몬트는 "18개월 때 처음 볼을 잡았는데 워낙 무거워서 두 손을 사용하게 됐다"고 양손 볼러가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컨디션은 완벽했다. 발움직임이 다소 빨라 미끄러졌던 것이 아쉽다"면서 우승에 대해 자평했다.
그러면서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한국 볼링은 세계 3위안에 든다"면서 "재능, 실력, 멘탈 등이 훌륭한 만큼 항상 힘든 상대가 한국 선수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벨몬트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룹 god의 손호영까지 볼링장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손호영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나 역시 두 손을 사용하는 양손 볼러"라면서 "벨몬트가 내 롤 모델인 만큼 오늘 경기를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호영은 "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내년 프로볼러 선발전에 반드시 참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볼링협회 관계자는 "벨몬트가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상당히 관심을 모았다. 관중들이나 동료들에게도 밝은 모습을 보여줘 긍정적이었다"면서 "벨몬트가 보여준 특이함과 정확성이 볼링계 인기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안양=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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