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성적은 비례한다고 한다. 그러나 예외 사항은 있기 마련이다. 2016년에는 전남 드래곤즈와 광주 FC가 예외 구단이었다. 두 팀은 최하위권에 속하는 적은 연봉을 쓰고도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2016년 K리그 구단별 연봉 실지급액 현황(수당은 추정액)이 지난 22일 공개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와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 서울, 그리고 K리그 챌린지까지 모든 팀의 연봉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구단의 성적과 비교해 연봉 대비 성과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두 팀은 전남과 광주다. 전남과 광주는 K리그 클래식 구단(상주 상무 제외) 중 가장 낮은 연봉을 사용한 팀 중 하나다. 전남은 38억 1755만 1000 원으로 최고 연봉 9위, 광주는 25억 548만 7000 원으로 최고 연봉 최하위에 올랐다. 그러나 두 팀이 올해 선보인 활약상과 연봉은 비례하지 않았다.
전남의 올해 K리그 클래식 최종 순위는 5위다. 전남보다 많은 연봉을 사용한 구단이 8곳이나 됐지만 경쟁을 이겨내고 사상 첫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다. 그리고 상주와 5-6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 5위에 올랐다. 비록 2차 목표로 설정했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광주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는 시즌 초반부터 뛰어난 경기력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상위 스플릿 진출에 아쉽게 실패했지만 최종 순위 8위를 차지하며 연봉 최하위 구단답지 않은 면모를 보였다. 실제로 광주는 50억 원 이상을 더 쓴 수원 삼성에 승점 1점 차로 밀렸고, 약 36억 원을 더 쓴 포항 스틸러스보다 순위가 높았다.
많은 투자를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은 아니다. 투자와 더불어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있어야 더 큰 효과를 내고 성과도 챙길 수 있다. 올해 전남과 광주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도 그보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팀들로서는 한 번쯤 생각하게 되는 때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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