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이적과 보상선수 맞교환. 사실상 2대2 트레이드가 됐다. 누가 울고 웃을 지, 이해관계와 향후 득실을 따져볼 일이 남았다.
삼성은 22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차우찬 FA 이적 보상선수로 투수 이승현(25)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FA 우규민의 삼성 이적으로 시작된 FA와 보상선수 맞교환은 끝났다. 사실상 2대2 트레이드가 된 셈이다.
일단 삼성은 FA로 우규민(4년 총액 64억원)을 영입하고, 차우찬의 보상 선수로 투수 이승현을 택했다. 투수 2명을 보강되는 결과가 됐다. 전천후 역할을 하던 차우찬의 이탈은 뼈아프다. 온전히 공백을 메울 수는 없다. 대신 공백을 어느정도 보전하면서 투수진의 선수층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우규민은 국내 최정상급의 잠수함 선발투수다. 올해 허리 부상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할만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삼성은 판단했다. 차우찬이 있던 선발 한자리는 당연히 우규민이 차지한다.
이승현 역시 LG에서 주목을 받던 유망주 투수들 중 한 명이다. 올해 38경기(41이닝) 3승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9를 기록했다. 빠른공의 구위가 있고, 군 문제도 해결했다. 삼성 투수진 가운데 이승현을 능가할 수 있는 불펜진은 거의 없다. 장필준과 최충연, 백정현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퓨처스팀을 둘러봐도 당장 불러 올릴 자원이 마땅치 않다. 김대우와 심창민, 두 명의 잠수함 투수만이 현재 삼성 투수진의 20대 기수다. 삼성 관계자는 “장래도 보고, 즉시전력감으로 지명할 수 있는 선수로 봤다”고 이승현을 평가했다. 머지않아 시간 내에 이승현이 투수진의 기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LG는 차우찬(4년 총액 95억원)을 영입했고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전천후 야수 최재원(26)을 반대급부로 택했다. 리빌딩의 정점을 찍을 투자, 그리고 내야의 선수층을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선택을 했다. 차우찬은 이제 국내 '탑3'에 올라선 좌완 투수다. 탈삼진을 잡으면서 전형적인 '뜬공형 투수'인 차우찬은 넓은 잠실구장과 궁합이 딱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재원의 경우 내야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야수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러나 올해 kt 장시환의 빠른공에 얼굴 맞아 턱 뼈 골절의 중상을 입기 전까지 28경기 타율 3할3푼3리 4홈런 16타점 20득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9할7푼5리를 기록했다. 표본은 적지만 삼성 야수진의 단비와도 같았다. KBO에 등록된 공식 포지션은 외야수이지만, 다소 풍족한 외야진을 감안해 최재원을 내야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FA는 과거와 현재,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투자다. 보상선수는 미래 지향적인 선택이다. 미래라는 공통점이 있다. 과연 삼성과 LG가 만든 사실상의 2대2 트레이드는 향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