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인어X도깨비 흥행 콜라보, 드래곤이 웃었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12.23 11: 09

 안방극장이 판타지로 물들었다. 물밖으로 올라온 인어가 사기꾼과 로맨스를 만들고, 939년을 살아온 도깨비는 귀신을 보는 여고생과 사랑을 싹틔운다. 매회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과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의 이야기다.
지난 11월 16일 첫발을 내디딘 '푸른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 제작 문화창고)은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전지현과 다시 만나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은 인어와 사기꾼의 사랑으로 변형됐다. 드라마 '시티헌터'로 한 차례 호흡했던 진혁 PD와 이민호도 합류해 힘을 보탰다.
단 한 번도 국내 드라마에서 다뤄진 적 없던 인어 로맨스는 박지은 작가의 필력으로 생명력을 얻어 화면에서 마음껏 헤엄치는데 성공한 분위기다. 16.4%(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어 6회째 18.9%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푸른바다의 전설'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힘이 빠진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여전히 절대 넘을 수 없는 굳건한 수목극 1위 왕좌를 수성중이다.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제작 화앤담픽쳐스)는 이보다 보름 정도가 늦은 12월 2일 첫방송됏다. 반응은 폭발적. 잘생긴 도깨비 공유와 섹시한 저승사자 이동욱이 매회 눈호강을 시키며, 하드캐리 중이다. 김고은과 유인나, 육성재도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치고 있다.
6.322%(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로 시작한 시청률은 3회에 2배에 가까운 12.471%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3회 이후는 줄곧 11%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 비교대상은 역대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표다. 이미  '미생'(8.24%), '또 오해영'(9.991%), '응답하라 1994'(10.431%)를 넘어서 역대 3위 성적표를 꿰찼다. 남은 건 2위 '시그널'(12.544%)과 1위 '응답하라 1988'(18.803%)뿐인 상황.
수목과 금토, SBS와 tvN에서 흥행을 일궈내고 있는 '푸른바다'와 '도깨비'는 각각 문화창고와 화앤담픽쳐스가 제작을 맡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스튜디오 드래곤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올해 5월 CJ E&M이 드라마 사업본부를 분리해 만든 회사다.
현재 '푸른바다'는 스튜디오 드래곤 배종병 CP, '도깨비'는 스튜디오 드래곤 이찬호 CP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결국 요일과 채널과 상관없이 인어와 도깨비의 승승장구에 결과적으로 웃고 있는 것은 드래곤인 셈.
스튜디오 드래곤의 파죽지세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스튜디오 드래곤은 지난 9월 KPJ의 지분 100%를 150억원에 인수해 흡수했다. KPJ에는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를 집필했던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소속되어 있다. 결국 '푸른바다' 박지은 작가, '도깨비' 김은숙 작가에 이어 스타 작가 라인업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이야기다.
이미 올해 '또 오해영', '디어 마이 프렌즈', '더 케이투', '싸우자 귀신아', '공항 가는 길',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을 제작해 선보였던 스튜디오 드래곤은 비교불가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채널을 뛰어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
스튜디오 드래곤이 내놓는 작품들의 퀄리티가 기존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는 논리도 납득이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현 미디어 생태계에서 대기업 구조의 독과에 의하여 함께 상생하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쓰러져만 가는 중소 제작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된다. / gato@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 및 스틸컷.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