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에 보상선수 명단에 사뭇 달라졌을까. LG가 우완 이승현(25)을 아쉽게 떠나보냈다. 어쩌면 LG의 선수층이 그만큼 좀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일 수도 있다.
삼성은 LG로 이적한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이승현을 지명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삼성으로 떠난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최재원을 지명하는 성과를 거둔 LG는 팀이 기대를 가지고 키웠던 이승현을 떠나보냈다. 어쩔 수 없는 손실이었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0년 LG의 지명을 받은 이승현은 군 복무를 마치고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15경기에 나갔고, 올해는 38경기에서 41이닝을 던지며 3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5.49를 기록했다. 묵직한 공을 던지며 군 복무까지 해결한 만큼 앞으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됐던 자원이다. 그러나 이번 LG의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는 제외됐다.
1년 사이에 순번이 조금 밀렸다고 볼 수 있다. 야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지난해 포수 정상호를 FA로 영입한 LG는 보호선수명단에 이승현을 포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하면 20인 끝자락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는 바깥으로 벗어났다. 이승현에 대한 기대치가 하락했다기보다는 LG의 두꺼워진 선수층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차피 나이와 관계없이 핵심 선수들은 묶을 수밖에 없는 LG였다. 보통 보호선수 명단을 짤 때 10명 이상은 대충 결론이 보인다. 관건은 어떤 유망주들을 포함시키느냐다. 여기서 LG는 지난해에 비해 1년 사이에 야수들이 많이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운드보다는 야수진의 성장 속도가 조금 더딘 LG로서는 공을 들인 야수들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관측이다. 지난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유망주 야수가 좀 더 묶이고, 유망주 투수가 좀 더 풀린 명단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보상선수 출혈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차우찬 정도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이 정도 손실이라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어차피 다른 선수가 나가도 LG로서는 아쉽고 아깝기 마련이다. 다만 LG는 여전히 잠재력이 있는 유망주 투수들이 더러 있고, 우완 전력도 비교적 탄탄하다. “아깝지만 선방했다”는 결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