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LG로 이적한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우완 이승현(25)을 지명했다. LG를 떠나 성공을 거둔 선배들의 뒤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사례가 드문 투수라는 점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삼성은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이승현을 지명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당초 마운드 보강에 중점을 두고 보상선수 명단을 살폈고, 현재 가치는 물론 미래 성장 가능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승현을 지명해 후일을 도모했다. 이로써 우규민과 차우찬의 이적으로 성사된 두 팀의 오프시즌 실질적 ‘2대2 트레이드’도 마무리됐다. LG는 차우찬과 최재원을, 삼성은 우규민과 이승현을 각각 얻었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LG의 2010년 2라운드 16순위 지명을 받은 이승현은 점차 성장하는 투수다. 2군 생활과 군 복무를 마친 이승현은 지난해 1군에 데뷔, 15경기에 나갔다. 올해는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좀 더 커졌다. 38경기에서 41이닝을 던지며 3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5.49의 성적을 냈다. 다만 LG 불펜에서 확실한 입지가 있는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웠고 결국 이번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끝에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
LG를 떠난 선수들은 이상하게도 성공 사례가 많다. 상황과 이적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새 팀에서 화려하게 날아오른 선수들이 제법 된다. 대표적 사례인 박병호(현 미네소타)를 비롯, 이용규(한화) 서건창(넥센) 박경수(kt) 정의윤 최승준(SK) 등이 뽑힌다.
LG의 잘못이라고는 볼 수 없다. 여러 환경적 여건, 그리고 새 팀에서의 심기일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효과라고 봐야 한다. LG의 홈구장인 잠실은 말 그대로 드넓다. 잠실과 맞지 않는 성향, 특히 중장거리 타자들은 아무래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잠실보다 작은 구장으로 이동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잘 되다보니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여유가 생겨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다만 이들은 모두 야수라는 점에서 이승현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투수는 이론적으로 반대다. 상대적으로 투수에게 불리한 구장으로 이동한다. 또한 투수가 LG를 떠나 잘 된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승현의 향후 활약상에 기대가 몰리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