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의 '기인'으로 유명했던 좌완 투수 이가와 게이(37)가 독립리그 연습생으로 현역 복귀했다.
'스포츠호치'를 비롯해 일본 언론들은 22일 이가와가 독립리그 효고 블루썬더스와 연습생 계약을 체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효고현 미타 시내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진 이가와는 한신 타이거즈 에이스 시절 달았던 등번호 29번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가와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방출됐다. 올해 2월부터 독립리그 효고 블루썬더스와 함께 훈련하며 현역 복귀를 모색했다. 이가와는 "야구에 대한 생각이 남아있다. 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단 각오를 밝혔다.
계약금과 연봉이 없는 무급으로 계약한 이가와는 향후 프로 무대 복귀에 대해 "아직 앞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올해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한 시즌 제대로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내년 4월2일 독립리그 개막 합류를 목표로 한다. 효고 구단은 이가와의 몸 상태가 올라오면 리그 출전이 가능한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재 한신에서 뛰고 있는 후지카와 규지도 지난해 독립리그를 거쳐 일본 프로 무대로 복귀한 만큼 이가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그는 "몸은 건강하다. 동 시대 선수들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는 만큼 질 수 없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가와는 지난 199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 2003년 20승을 거두며 사와무라상을 받은 에이스였다. 2002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꾸준함을 과시했고, 이를 발판삼아 2007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도 입단했다. 당시 최고 입찰액 2600만 달러를 쓴 양키스는 이가와와 5년 20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총액 4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이가와는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을 뛰며 2승4패 평균자책점 6.66에 그쳤고, 2009년부터는 마이너리그에 전전했다. 'FA 먹튀'로 전락한 이가와는 2012년부터 일본 무대로 돌아와 오릭스에서 뛰었지만, 팔꿈치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그렇게 잊혀지는다 싶었지만 무급을 받는 독립리그 연습생으로 돌아와 재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편 이가와는 한신 에이스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8월1일 도쿄돔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에게 한일 통산 400홈런을 허용하는 희생양이 됐다. 이가와는 같은 경기에서 완투를 노렸으나 9회말 이승엽에게 다시 끝내기 투런 홈런을 맞아 국내에서 유명세를 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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