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명예롭게 퇴장하고 싶다."
'샤이' 박상면에게 2016시즌은 어떤 의미였을까. 손목 인대 부상으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전이 아닌 서브의 역할로 내려갔고, 오랜 기간 몸 담았던 팀도 챌린저스로 강등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친정인 CJ와 결별하는 등 시련이 끝나지 않는 우울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박상면은 포기하지 않았다. '돈'이 아닌 '명예' '자존심' 등 다른 가치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선수생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해외 지역팀들과 다른 여러 팀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자신의 2017시즌을 명예회복을 위한 해로 만들거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2017시즌 그의 선택은 바로 락스 타이거즈였다.
락스 타이거즈는 21일 공식 SNS를 통해 2017시즌 로스터를 발표했다. '샤이' 박상면을 중심으로 '미키' 손영민 '린다랑' 허만흥 '성환' 윤성환 '상윤' 권상윤 등 강현종 감독의 CJ와 아프리카 시절 제자들이 의기투합하고 ESC 에버 출신의 서포터 '키' 김한기가 가세했다.
'샤이' 박상면은 풍부한 경험과 인지도는 물론 실력적인 면에서도 여전히 A급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구심점 역할을 넘어서 향후 팀의 코칭스태프로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 팀들을 포함해 러브콜이 쏟아졌었다.
락스 타이거즈로 팀을 옮긴 이유를 묻자 박상면은 "첫 시작할 때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락스 타이거즈가 2016시즌 워낙 잘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팀에 누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금액만 보면 최상의 조건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선택할 수 있었던 결정 중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감독 형하고 시작을 같이 했기 때문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현종이 형이 '지금 이렇게 해외로 나가면 불명예스럽지 않냐.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말로 마음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LCK에서 명예롭게 퇴장하고 싶다. 또 코치 문제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선수를 더하기로 선택했다"라고 그간 생각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코치 후보로 물망에 오를 정도로 팀게임 파악에 능한 그에게 팀원들의 연습을 지켜본 것에 대해 질문하자 "지금 동료들의 연습을 지켜보는데 다 잘하는 것 같다. 불편함 없이 챙겨주고 그래서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든다"며 팀 연습 분위기를 포함해 새 팀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상면은 "이제 CJ의 '샤이' 박상면은 아니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