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 다수' 롯데 투수진, 보석 찾을 수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2.22 13: 00

원석은 이미 많이 모아뒀다. 이 가운데서 보석으로 거듭날 선수를 찾아야 한다. 롯데의 투수진 얘기다.
롯데는 올해 8위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8위를 거둔 가운데서도 성과를 꼽자면 세대교체로 내세울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이 대거 1군에 모습에 드러냈다는 것이다. 특히 투수진에서 그 어느시즌보다 '영건'들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기존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조원우 감독의 시즌 구상이 어긋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희망적인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언젠가는 튀어나와야 할 세대교체 자원들이 악재 속에서 튀어나온 셈이다. 그 어느시즌보다 젊은 투수들이 대거 1군에 진입한 시즌이다.
단연 선두주자는 '박트리오' 박세웅(21), 박진형(22), 박시영(27)이다. 박세웅은 올해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으로(27G 7승12패 ERA 5.76), 박진형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39경기(14선발) 6승2패 3홀드 ERA 5.81), 박시영은 패전처리에서 추격조 역할을 맡으며(42경기 2승3패 1홀드 ERA 5.40) 올해 롯데 마운드의 희망이 됐다. 제각기 특색들도 있다. 박세웅은 승부욕을 바탕으로 한 싸움닭 기질이 있고, 박진형은 신중한 투구로 영리하게 타자들을 돌아세울 수 있다. 박시영은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모두 5점대에 머물렀지만 일단 1군에서 경험치를 쌓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롯데는 젊은 투수들에 꾸준한 기회를 통한 경험을 쌓는 것 조차 쉽지 않던 팀이었다. 

이명우와 강영식, 두 명으로 한동안 버텼던 좌완 불펜진에서도 김유영(22)이라는 젊은 피가 나왔다. 2014년 1차 지명 선수인 김유영은 그동안 어깨 통증으로 타자 전향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올해 46경기(34⅓이닝) 등판해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55의 기록까지 남겼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은 돋보이지 않지만 역시, 젊은 좌완 투수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됐다. 
여기에 박한길(2@), 김원중(22)과 박종무(19), 차재용(22), 김웅(23) 등의 투수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에 '대형 신인' 윤성빈(18)과 상무에서 제대한 송주은(22), 군 복무 중인 구승민(26), 이인복(25), 최영환(24)까지. 곳곳에 '영건'들이 즐비해 있다. 
사실 모두 경기력적인 면 보다는 아직까지 하드웨어적인 부분때문에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어떻게 세공을 하느냐에 따라 보석으로 변할 수도 있다. 결국 이들을 잘 세공할 수 있는 코칭시스템과 육성시스템이 더더욱 중요한 시기가 됐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더해 지바 롯데 캠프에 김유영, 차재용, 배제성 3명의 투수가 파견을 가기도 했고, 지난 시즌부터 '리틀 빅 프로그램'으로 신인 및 신진급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만 붙을 것인지, 아니면 젊은 투수들의 성장소로 거듭날 것인지는 앞으로 구단의 시스템에 달려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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