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FA-외국인 계약에 공격적 투자
투·타·수·주 전체적으로 두산에 열세
완벽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KIA, 이젠 당당히 대권 도전이다. 왕조 시대를 열기 시작한 두산을 넘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과연 KIA는 두산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KIA는 올 겨울 FA 및 외국인선수 계약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기대감을 잔뜩 높였다. FA 나지완(40억원) 최형우(100억원)에 이어 양현종(22억5000만원)을 잡으며 162억5000만원을 썼고, 외인 3인방 헥터 노에시(170만 달러) 팻 딘(90만 달러) 로저 버나디나(85만 달러)에게도 총액 345만 달러, 약 41억원을 투자했다.
200억원이 넘는 투자로 김기태 감독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인 2017년 승부를 건다. 두산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의미. 투수력과 공수주 분야별로 KIA와 두산의 전력을 비교했다. KIA가 두산을 넘기엔 아직 곳곳에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어느 한 곳에서도 두산에 비해 절대 우위를 보이는 부분이 없다.
▲ 선발진, 두산 우세
KIA는 헥터·양현종과 재계약하며 원투펀치를 내년에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두 선수 올해 200이닝 이상 던전졌다는 점이 위험 요소이지만 원투펀치의 힘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머지 선발 3자리는 불확실하다. 새 외인 딘이 어느 정도일지 계산하기 어렵다. 윤석민 역시 어깨 웃자람뼈 제거수술을 받아 내년 전반기에는 등판 불가 상태. 홍건희·김윤동·임기준 등 유망주들이 조금 더 성장하거나 김진우·고효준 등 베테랑들이 살아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MVP 더스틴 니퍼트 중심으로 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판타스틱4' 적수가 될 수 없다. 두산도 5선발 한 자리가 고민이지만, 1~4선발의 위력과 안정감이 역대 최고다.
▲ 불펜, 백중세
양 팀 모두 최대 약점은 불펜에 있다. 어느 쪽이 낫다고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불펜에 대한 우려가 크다. KIA는 올해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21개)를 저질렀고, 구원 평균자책점도 8위(5.38)에 그쳤다. 최영필·임창용·김광수 등 베테랑 의존도가 높다. 한승혁의 성장, 손영민·한기주·곽정철의 재기, 군복무를 마친 박경태·박지훈의 복귀 등이 기대요소이지만 장담할 수 없는 전력들이다. 두산도 마무리 이현승을 FA로 잔류시켰지만 시즌 내내 가을야구 때 구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용찬과 정재훈도 각각 팔꿈치와 어깨 수술을 받아 재활을 거쳐야 한다. 윤명준마저 군입대했고, 진야곱에게도 여론이 안 좋은 상황. 홍상삼이 얼마나 각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공격력, KIA 근소 우세
KIA는 올 시즌 리그 최고타자로 활약한 최형우의 가세로 토종 4번타자를 라인업에 넣었다. 김주찬-최형우-이범호-나지완으로 이어질 '클린업 쿼텟' 파괴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키스톤콤비 안치홍과 김선빈, 김주형·서동욱·이홍구·노수광도 상하위 타선에서 복병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 외인타자 버나디나의 적응력이 변수이지만 이름값이나 짜임새를 보면 10개 구단 중 최강이다. 하지만 올 시즌 팀 타율(.298) 홈런(183개) 득점(935점) OPS(.851) 1위를 기록한 두산 타선도 대부분 전력을 내년에도 그대로 가져간다. 그 중심에 있던 김재환·박건우·오재일이 풀타임 주전 2년차 징크스를 떨칠 수 있을지가 과제라면 과제. 허경민의 사례를 보면 걱정보다 기대가 크다.
▲ 수비력, 두산 우세
두산의 최대 강점이 바로 그물망 수비력이다. 올해 리그 최소 실책(79개), 수비효율(DER) 1위(66.9%)로 물샐틈 없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유격수 김재호, 2루수 오재원, 3루수 허경민, 1루수 오재일의 내야는 물론 중견수 박건우와 우익수 민병헌의 범위나 어깨에서 안정감 최고다. 좌익수 김재환도 우려보다는 괜찮았다. 안방도 양의지가 든든히 지킨다. KIA는 중견수 버나디나의 가세했지만 수비력으로 따지면 기존 주전 김호령과 노수광도 뒤질 게 없다. 반면 공격에 치중된 라인업으로 수비력이 약화될지도 모른다. 좌익수 최형우, 우익수 김주찬의 외야 수비는 불안한 구석이 있다. 올해 최저 도루저지율(.265)에 그친 최다 136도루를 허용한 안방도 불안하다. 그래도 2루수 안치홍-유격수 김선빈의 키스톤콤비 풀타임시즌 복귀는 호재다.
▲ 주력, 백중세
두산은 10년 전 SK와 함께 KBO리그에 발야구 유행을 일으킨 육상부 팀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올해는 팀 도루가 85개로 9위에 그쳤다. 타자들이 워낙 잘 멀리 잘 치는 바람에 굳이 무리해서 뛸 필요가 없었다. 다만 정수빈의 군입대로 20도루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박건우·오재원 정도뿐이다. 그래도 센스 있는 선수들이 많아 주루 플레이에 있어 뒤처지는 부분은 없다. KIA는 올해 팀 도루 101개로 5위에 올랐다. 팀 내 도루 1~2위 김호령과 노수광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겠지만, 버나디나가 20도루 이상 할 수 있는 주력을 갖췄다. 안치홍과 김선빈도 도루 능력이 있지만 2년간 군복무를 하며 도루 숫자는 줄었다. 어차피 두 팀 모두 주력으로 승부할 팀은 아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