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SK 신입 외인, 전임자 악몽 지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22 10: 30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외국인 선수 인선도 마찬가지다. 쓰라린 실패가 추후 선발에 좋은 교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서 실패 확률은 조금씩 낮아진다. KBO 리그의 외국인 선수 재계약 비율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SK의 내년 외국인 선수 인선은 관심을 모은다. 올해 실패를 거울삼아 완전히 다른 유형의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메릴 켈리와 재계약에 성공한 SK는 올해 뛰었던 내야수 헥터 고메즈, 좌완 브라울리오 라라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내야수 대니 워스,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를 영입하며 내년 외국인 구성을 모두 끝냈다.
고메즈와 라라의 재계약 포기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을 대체하게 될 워스와 다이아몬드가 전임자와 완전히 상반되는 유형의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고메즈와 라라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오래간만의 전업 유격수 외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고메즈는 올해 117경기에서 21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유격수로서는 정상급 장타력이었다. 운동능력도 좋았다. 강한 어깨는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수비 안정감과 출루율이 지나치게 떨어졌다. 고메즈는 올해 25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출루율은 3할2푼4리에 불과했다. 유격수이기에 공격은 그렇다 쳐도 수비가 너무 불안한 것은 치명타였다.
이에 비해 워스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다. MLB 경력은 고메즈와 비슷하나 스타일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보인다. 고메즈가 좌우폭과 어깨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수비를 자랑한다면 워스는 폭이 넓지 않은 대신 안정적인 수비를 하는 선수다. 못 잡을 건 기대하지 못해도 잡아줄 건 잡아준다는 의미다. 고메즈가 장타력을 가진 유격수라는 매력이 있었다면 워스는 출루율에 무게가 더 실리는 유격수라는 점도 다르다. 고메즈와는 180도 다른 유형이다.
라라와 다이아몬드도 마찬가지다. 물론 두 선수의 경력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스타일이 그렇다. 라라는 좌완으로 최고 150㎞ 이상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탈삼진 능력이 상대적으로 좋았다. '공이 빠른 선수'를 선호했던 전임 코칭스태프의 낙점을 받은 결정적 이유였다. 이에 비해 다이아몬드의 평균 구속은 142㎞ 정도다. 헛스윙을 유도하는 선수는 아니다. 대신 경기 운영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선수다. 또한 제구는 괜찮아 볼넷은 분명히 적다. 여러모로 다르다.
물론 다이아몬드는 SK가 처음부터 1순위로 찍었던 선수는 아니었다. MLB의 복잡한 시장 상황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택한 경향이 있다. 예산이 남을 정도였다. 그러나 SK는 다이아몬드와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했던 크리스 세든이 성공을 거둔 기억이 있다. 장신에서 나오는 각, 제구 위주, 경기 운영의 영리함까지 흡사하다. 세든이 한국에 왔을 당시의 나이와 현재 다이아몬드의 나이도 엇비슷하다.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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