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라이트] ‘여교사’, 김하늘의 연기 변신으로도 충분하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6.12.21 17: 50

[OSEN=지민경 인턴기자]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는 배우 김하늘의 진가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동안 봐왔던 밝고 당당한 그녀는 온데 간데 없고, 열등감과 질투심에 휩싸인 채 표정 없는 얼굴을 한 여자만 있을 뿐이다.
21일 오후 서울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여교사’의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내년 1월 4일 개봉에 앞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 두 교사 사이에 끼인 남학생 재하까지 세 사람의 기묘한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김하늘이 연기하는 박효주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계약직 교사로서 학교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고 집에서는 별 볼일 없는 남자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효주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그런 그녀 앞에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혜영이 나타나고 효주는 전에 없던 열등감과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그 가운데 우연하게 알게 된 혜영과 재하의 은밀한 관계는 효주의 무기가 돼 상황을 급반전시킨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은 자칫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김하늘의 섬세한 연기가 효주라는 인물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관객들이 인물에 쉽게 이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김하늘은 이번 작품에서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큰 표정을 짓지 않아도 분위기와 눈빛만으로 다양한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무표정 속 섬뜩함은 상큼 발랄한 김하늘에게도 이런 얼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게 다가온다.
‘여교사’라는 제목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영화에는 자극적인 제목을 넘어서는 더 큰 무언가가 담겨있다. '인생 연기'라고 불릴만한 김하늘의 뛰어난 연기력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한 것에 후회가 남지는 않을 것 같다. /mk3244@osen.co.kr
[사진] ‘여교사’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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