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IA 결산] 미완의 5할 승률, 와카 명승부로 갚았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12.22 06: 00

 KIA는 2016 개막전을 앞두고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30세이브를 따낸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복귀했다.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 양현종에 이어 윤석민까지 가세한 선발진은 10개 구단 가운데 으뜸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개막 3경기만에 어깨통증으로 이탈하면서 마운드의 힘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크는 초반 삼진을 많이 뽑으며 힘을 보였지만 시즌 중반부터 한계를 드러냈다. 10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헥터는 투수 WAR 1위에 오르며 200이닝과 15승을 따냈다. 양현종도 200이닝을 넘겼지만 빈약한 득점지원 탓에 10승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소방수 임창용이 72경기 출전금지 조치를 받은 것도 악재였다. 임창용이 돌아오기까지 김광수, 심동섭, 한승혁 등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다. 불펜의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심동섭과 한승혁은 기복을 드러내면서 블론세이브도 잦았다. 결국 뒷문의 부재는 4강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임창용이 7월부터 마운드에 오르며 뒷문에 힘이 생겼다. 임창용은 7월은 주춤했지만 구위를 회복해 3승15세이브를 거두었다. 특히 SK에서 이적한 고효준이 좌완투수로 힘을 보탰고 윤석민도 8월말부터 불펜에서 백의종군했다. 김진우도 불펜에 가세해 5위 싸움에 동력을 제공했다. 젊은 김윤동과 홍건희는 선발과 불펜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향후 주전 투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홍건희는 150km짜리 볼을 뿌렸고 김윤동도 선발과 불펜 요원으로 힘을 보였다.
타선에서는 커리어하이기록을 세운 타자들이 즐비했다. 이범호는 타율 3할 1푼, 33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다. 김주찬도 130경기에 출전해 3할4푼6리, 23홈런, 101타점의 개인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나지완도 3할8리, 25홈런, 90타점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브렛 필이 예년에 비해 부진했지만 이들 토종 트리오가 5강 싸움을 이끌었다. 
특히 서동욱의 이적은 팀의 공수에 큰 도움을 주었다. 2루 수비와 하위 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했다. 상하위 타선의 연결력이 강해지면서 득점력도 동시에 강해졌다. 19홈런을 터트린 김주형의 활약, 김호령도 한때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노수광이 타율 3할9리를 기록하며 타선의 견고함을 더해주었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군제대와 복귀하면서 5강 싸움에 힘을 더했다. 
결국 치열한 5강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성공한 것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명승부였다. 1차전에서는 헥터의 호투와 명품 수비를 앞세워 4-2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LG 류제국의 호투에 막혀 0-1로 패해 짧은 가을여행을 마쳤다. 
그래도 5년만에 가을여행에 성공한 배경은 김기태 감독 부임 2년째를 맞아 팀 워크가 탄탄해진 결과였다. 2군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했다. 고참선수들은 솔선수범했고 후배들도 최선을 다하는 동행야구를 했다. 감독과 선수사이에 든든한 신뢰감이 구축되면서 5강 성적으로 이어졌다.  
아쉬웠던 점은 두산과 넥센에게 너무 약했다는 점이었다. 각각 5승에 그쳤고 11패를 당했다. 두 팀에게 승패적자폭이 -12개에 이르렀다. 팽팽한 승부를 벌이다 후반에 경기를 내주는 장면을 반복했다. 5강에 올랐지만 5할 승률(70승73패1무)에 실패한 이유였다. 결국은 내년 시즌 두 팀에 대한 공포증을 해소하는 일이 화두가 되었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는 알찬 전력보강을 했다. 헥터와 재계약을 했고 지크 대신 좌완 팻 딘을 영입했다. 브렛 필도 고민끝에 재계약을 포기했고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새롭게 데려왔다. 특히 최강의 화력 최형우 영입에 이어 나지완과 에이스 양현종까지 잔류시키는데 성공해 전력 누출을 막았다. 김선빈과 안치홍, 김주형의 활약까지 감안한다면 2009년 이후 가장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윤석민이 어깨 웃자란뼈 수술로 전반기 출전이 불투명한 것은 위험요소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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