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연승’ KB손보, 백업이 만들어낸 바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20 21: 04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선수들이 승리가 확정되는 마지막 순간 웃었다. 백업 선수들의 분전을 앞세운 KB손해보험이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KB손해보험은 20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1-25, 25-22, 25-18, 26-24)로 역전승했다. 지난 17일 구미 삼성화재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기고 연패를 끊은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처음으로 연승의 달콤한 맛을 봤다.
모하메드와 송명근 쌍포를 앞세운 OK저축은행의 화력을 당하지 못하고 1세트를 내준 KB손해보험이었다. 외국인 선수 우드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토종 주포인 김요한의 몸놀림이 무거워보였다. 수비형 레프트인 황두연은 단 한 번의 공격도 성공하지 못했다. 우드리스가 홀로 6점을 올렸지만 김요한의 공격 성공률은 40%, 황두연은 0%였다. 

그런 KB손해보험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백업들의 힘이었다. 차례로 투입된 이강원 김진만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에 이어 권영민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김요한 대신 들어간 이강원은 2세트 중반부터 힘 있는 공격으로 팀의 왼쪽 공격을 주도해다. 3세트부터는 아예 선발로 나가 경기 끝까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이강원은 이날 13득점에 57.89%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우드리스와 쌍포를 형성했다. 김진만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역시 수비형 레프트인 김진만은 리시브 안정에 기여했다. 여기에 공격에서도 7점을 보탰다. OK저축은행의 블로킹 라인은 김진만의 투입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주전 세터로 발돋움한 황택의가 흔들리자 강성형 감독은 베테랑 세터 권영민을 투입했다. 우드리스의 장점을 살리는 쪽을 택한 것이다. 아직 황택의와 우드리스의 라이트 방면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문제점에 비해 권영민은 우드리스의 타점을 살리는 토스로 소금이 됐다. 비록 4세트 중반 흔들리며 다시 교체되기는 했지만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 흐름을 가져오는 데 숨은 공신이었다. 4세트 마지막에 다시 들어가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3-24에서 이수황의 속공을 이끈 토스는 경험의 힘을 느끼게 했다.
우드리스는 3세트에서 9득점을 올린 것에 이어 4세트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리시브가 흔들려 어려운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구석구석 꽂아 넣으며 해결사 몫을 완벽히 했다. 찰떡 궁합이었다. 신이 난 우드리스는 막판까지 분전하며 이날 팀 내 최다 득점인 33점을 올렸다. 4세트 24-24에서는 연속 서브 에이스로 스스로 경기를 끝내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테랑 센터 하현용은 시즌 전 왼손 골절로 아직도 복귀하지 못했다. 레프트 자원인 손현종은 발목 부상으로 올 시즌 잔여일정 소화가 어렵다. '대형 신인'이라고 불리는 황택의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팀원들과의 호흡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황택의를 비롯, 센터 이수황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날은 백업들의 활약으로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빛을 찾아가고 있는 KB손해보험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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