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이 시국에 꼭 필요한 카타르시스 [마스터DAY②]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21 07: 59

 이 시국에 우리는 ‘카타르시스’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시국’이 아닐까.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연예계까지 현시국의 여파가 몰아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극장가에서는 눈에 띄는 점이 바로 현실을 꼬집는 영화가 12월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은 그 중에서도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영화라 하겠다.
‘마스터’에서는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 분)을 중심으로 한 조단위의 사기극, 정관계까지 연루된 비리가 그려진다. 진회장은 달변가로 많은 사람들의 신임을 얻으며 원네트워크의 몸집을 불려갔고, 막대한 피해자를 낳았다. 피라미드라는 손가락질 속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합법적으로 보다 큰일을 도모하려는 그의 뒤에는 돈을 받고 도와주는 정관계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이것이 진회장이 가진 판도라의 상자, 장부다.

마치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영화니까 가능한 허구의 일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었겠지만, 지금 뉴스를 통해 전해져 오는 소식을 보면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달변으로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수많은 정관계의 비리를 한 눈에 보게 하는 장부까지 영화가 곧 현실이라는 의견이 대부분.
소위 영화 속 ‘진회장 게이트’는 대한민국의 시국을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진회장을 쫓는 형사 김재명(강동원 분)의 존재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이자, 우리가 바라던 이상적인 인물이다. 형사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편에 서며 세상의 악인을 잡아내는 일. 재명이 진회장 게이트를 파헤치는 까닭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며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진리가 주는 시원함은 곱씹을수록 더욱 느껴질 테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짓밟히고 인생과 가정이 무너졌는데, 단 하나의 죄책감도 없는 진회장. 자신 역시 그 누구도 믿지 않으면서 신뢰를 강조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같은 태도는 분노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크게 한판을 벌인 김재명을 중심으로 ‘마스터’는 현실에서 그토록 원하는 악인의 처단을 그리기 위해 끝까지 달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마스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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