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애드리브를 즐겨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어느새 배우 이병헌하면 '애드리브'를 떠올리게 된다.
'모히또-몰디브' 대사로 영화 '내부자들' 흥행에 톡톡한 몫을 해낸 이병헌이 신작인 영화 '마스터'에서도 남다른 애드리브 감각으로 관객들을 다시금 홀릴 전망.
희대의 사기꾼과 그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브레인,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마스터'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의 명애드리브(?)를 정리해봤다.
#1. "모히또에서 몰디브나 한 잔" - '내부자들'
이병헌의 애드리브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사는 바로 '내부자들'의 명대사.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가 쏟아져 나오고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등 "모히또-몰디브" 대사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이 대사는 순전히 이병헌의 아이디어. 이 대사가 이렇게나 많이 회자될 줄 몰랐다는 이병헌의 원래 대사는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하겠다"는 정상적인(?) 대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병헌이 애드리브 감각을 발휘, 두 단어의 위치를 바꾸는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이라는 대사로 바뀌었고 이를 들은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은 결국 이 대사를 본편에 담아냈다.
평소 이병헌은 애드리브를 즐기지 않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부자들'의 안상구는 덜떨어진 느낌의 캐릭터였기에 애드리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는 취채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부자들'의 안상구는 캐릭터 자체가 완벽하지 않고 덜떨어진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즉흥적인 애드리브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좀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 "뭐? 패티 김? - '마스터'
'마스터'에서도 이병헌의 애드리브는 빛이 난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패티 김'. 패티 김은 '피터 김'이라는 이름에서 비롯된 애드리브다.
극 중 사기꾼 진회장(이병헌 분)을 잡기 위해 지능범죄수사대 김재명 팀장(강동원 분)은 피터 김이라는 이름으로 진회장에게 접근한다.
사기꾼 답게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진회장은 피터 김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뭐? 패티 김?"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끔 한다.
이 대사와 관련해 이병헌은 현장 모두가 만족했다는 애드리브라고 밝혔다. '마스터'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애드리브를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이병헌은 "다른 애드리브는 모르겠지만 '패티 김' 애드리브는 모두가 만족해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3. "너 양면 테이프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게" - '마스터'
'마스터'에서 또 다른 '빛나는' 애드리브를 꼽자면 바로 '양면 테이프'. 양면 테이프는 앞선 '패티 김'과는 달리 본인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고 했다.
양면 테이프는 진회장과 그의 브레인 박장군(김우빈 분)과의 사이에서 등장하는 대사. 박장군은 소개된 설정처럼 진회장과 김재명 팀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인물이다.
박장군의 이와 같은 면모 때문에 분노한 진회장은 "너 양면 테이프니?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게"라는 말로 또 한 번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이 대사와 관련해 이병헌은 "나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엔 '너 질풍노도의 시기니?'라고 했는데 반응이 안 좋더라"면서 "내 감각이 보편성을 잃었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 trio88@osen.co.kr
[사진] '내부자들', '마스터'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