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익래 인턴기자] 내년이면 38세가 되는 베테랑 유격수 지미 롤린스가 20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롤린스는 2007년 30홈런-41도루를 기록, 30-30 클럽에 가입하며 내셔널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네 차례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롤린스는 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시즌 중반 빅리그에서 41경기 뛰었다. 2년 연속 마이너 계약으로 선수 생활 마지막을 이어가고 있다.
MLB.com은 20일 롤린스와 비슷한 상황에서 자존심을 버리고 계약한 뒤 ‘마지막 불꽃’을 태운 일곱 명의 노장 스타를 소개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 필라델피아(2009년, 37세)
세 번의 사이영상 수상. 여덟 번의 올스타 출장.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외계인’이라는 별명처럼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20세기 말과 21세기를 수놓은 투수였다. 2008시즌이 끝난 뒤 마르티네스는 뉴욕 메츠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부상 우려가 이유였다.
실직자가 된 페드로는 2009년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참가하는 등 꾸준히 쇼케이스를 펼쳤고 같은해 8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년 계약에 성공했다.
37세의 나이에도 페드로는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3.63로 호투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009시즌이 끝난 뒤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은퇴한 마르티네스는 201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프랭크 토마스 – 오클랜드(2006년, 38세), 토론토(2007년, 39세)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프랭크 토마스는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던 16시즌간 440홈런을 기록하는 등 상대 투수를 공포에 떨게 했다. 1993~94시즌,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으며, 1993시즌부터 5년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러나 화이트삭스는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토마스와의 재계약 불가를 선언했다. 토마스가 부상으로 단 34경기 출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2006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1년 계약을 맺은 토마스는 137경기 타율 0.270 출루율 0.381 장타율 0.545 39홈런 114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MVP 4위에 선정됐다. 2007년, 토론토와 새로운 FA 계약을 맺은 토마스는 155경기 타율 0.277 출루율 0.377 장타율 0.480 26홈런 95타점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2008년 142경기 16홈런을 기록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마이크 피아자 – 샌디에이고(2006년, 37세)
1998시즌을 앞두고 메츠 유니폼을 입은 피아자는 8년간 여섯 번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맹활약했다. 2006시즌을 앞두고 14년 프로 생활 중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은 피아자는 샌디에이고와 1년 계약을 맺었다.
2006시즌 126경기 타율 0.283 출루율 0.342 장타율 0.501 22홈런 68타점을 기록한 피아자의 OPS(0.843)는 커리어 통산 두 번째로 높은 기록(1위 2002년 0.903)이었다. 이듬해 오클랜드로 옮겨 1년 더 프로 생활을 이어간 뒤 은퇴한 피아자는 지난 7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리키 헨더슨 – 뉴욕 메츠(1999년, 40세)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대도’이자 ‘리드오프’로 꼽히는 리키 헨더슨. 그는 불혹이 된 1999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에서 메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1998시즌, 데뷔 시즌(1988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OPS+(94)를 기록한 헨더슨에게 의문부호가 따랐다. 하지만 헨더슨은 이러한 평가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불혹의 그가 1999시즌 기록한 성적은 121경기 타율 0.315 출루율 0.423 장타율 0.466 12홈런 42타점 37도루 2루타 30개. OPS+는 128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애리조나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만 여섯 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상대 배터리를 괴롭혔다.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운 헨더슨은 이후 4시즌간 네 팀을 전전한 뒤 2003년 은퇴했고 2009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브렛 세이버하겐 – 보스턴(1998년, 34세)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두 번의 사이영상 수상, 세 차례 올스타 선정 등 화려한 커리어를 보낸 세이버하겐은 어깨 부상 탓에 1996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후 1997시즌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개막 후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세이버하겐은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6.58에 그쳤다.
반전은 이듬해 일어났다. 1998시즌 31번 선발 등판한 세이버하겐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재기상을 수상했다. 특히 10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단 29개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면도날 제구’가 일품이었다. 1999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활약을 이어간 세이버하겐은 2000시즌 어깨 수술로 또 한 번 시즌을 건너뛴 뒤 2001시즌 후 은퇴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1996년, 39세)
이제는 미네소타의 감독으로 익숙한 폴 몰리터. 그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18년간 7차례의 올스타 선정되는 활약을 펼친 뒤, 1996년 FA계약을 통해 고향 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전해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둔 몰리터에게 쏠리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몰리터는 39세의 나이에 ‘회춘’한 듯 활약했다. 161경기에서 타율 0.341 출루율 0.390 장타율 0.468 9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그가 기록한 3.7의 bWAR은 36세 시즌이던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두 시즌을 더 뛰고 미네소타에서 은퇴한 그는 2004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2014년 11월부터 미네소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조 모건 – 샌프란시스코(1982년, 38세)
조 모건은 1975~1976시즌 신시내티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내셔널리그 MVP에 선정되는 등, 1970년대 중반 신시내티의 핵심 전력이었다. 데뷔 후 15시즌 동안 명예의 전당급 활약을 펼친 모건은 1980년대 들어 부진에 빠졌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FA 계약을 맺었지만 1년 만에 방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98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FA 계약을 맺은 모건은 134경기 타율 0.289 출루율 0.400 장타율 0.438 14홈런 61타점 24도루를 기록하며 절치부심에 성공했다. 한 시즌 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뛴 모건은 1983시즌이 끝나고 은퇴했으며 1990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ing@osen.co.kr
[사진 위] 마르티네스-토마스-헨더슨-피아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 아래] 세이버하겐-몰리터-모건(왼쪽부터).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