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드래프트’ 김준성·주긴완, 프로데뷔 두 달 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2.20 15: 40

드래프트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감동의 주인공들. 프로 데뷔 후 두 달이 지난 그들의 모습은 어떨까. 
울산 모비스 대 서울 SK의 2016-17 KBL D리그 경기가 20일 고양보조체육관에서 개최됐다. 김민섭이 30점으로 활약한 SK가 89-83으로 승리했다. 모비스에서는 정성호가 35점, 3점슛 8/13으로 선전했다. 
D리그는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유망주나 부상에서 회복한 노장 등 사연 많은 선수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무대다. 그들 사이에 섞여 경쟁하는 김준성(24, SK)과 주긴완(26, 모비스)이 모처럼 맞대결을 펼쳤다. 

명지대시절 주긴완은 192cm의 작은 키로 팀 사정상 센터를 봤다. 프로에서는 3번을 보기에도 작은 키다. 유재학 감독은 주긴완에게 “모든 것을 싹 다 뜯어 고치고 새로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긴완은 스몰포워드로 변신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말이 D리그지 똑같은 프로무대다. 지금은 사정상 1군에서 기회가 적지만, 아마추어시절에 난다 긴다 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SK는 전주고 3관왕의 김민섭, 연세대 장신가드로 주목받았던 박형철, 무적 중앙대를 이끌던 함준후 등이 포진했다. 베테랑 오용준, 이정석, 송창무, 김우겸도 뛴다. 이런 선배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김준성이 1분이라도 뛰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모비스는 엔트리가 단 7명이었다. 그나마 수술을 받은 오종균은 뛸 수 없다. 6명이서 40분 한 경기를 뛰어야 하니 주긴완은 주전으로 나왔다. 주긴완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주긴완은 돋보이지 않았다. 1쿼터 골밑슛 하나를 넣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차라리 정성호가 전반전에만 17점, 3점슛 5/6을 기록하며 ‘D리그의 커리’로 활약했다. 
주긴완은 포워드를 보기에는 슛이 짧고 스피드도 느리다. 골밑에 들어가기에는 키가 작아 애매한 선수였다. 수비도 뛰어나다고 볼 수 없다. 김민섭은 주긴완을 여유 있게 제치고 계속 득점했다. 주긴완은 약속된 수비를 하지 못해 성준모 코치에게 호되게 혼이 나기도 했다. 이날 주긴완은 4점, 4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다. 
김준성은 2쿼터 처음 투입돼 모비스의 ‘작은’ 김주성과 매치업을 벌였다. 모비스에서 출전시간이 거의 없는 김주성이지만 김준성에게는 까마득한 선배다. 의욕이 앞섰던 김준성은 김주성을 막다가 입술이 터지는 부상을 당했다. 뭔가 보여주지도 못하고 50초 만에 코트에서 나왔다. 
경기종료 6분 58초를 남기고 김주성과 충돌한 이승환이 교체됐다. 김준성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김준성은 열심히 뛰었다. 그는 박형철에게 속공을 하나 연결해 어시스트를 올렸다. 이어 스틸에 성공한 그는 이정석에게 공을 건네 도움을 추가했다. 6분 13초를 뛴 김준성은 1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경기를 마쳤다. 
허남영 SK 코치는 “김준성이 정말 열심히 한다. 드리블과 패스 등 개인기량은 좋은 선수다. 놀레벤트에서는 자기가 공을 갖고 공격하는 스타일에 익숙했다. 아무래도 SK에서 공을 오래 못 잡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다보니 새로운 농구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준모 모비스 코치가 본 주긴완도 비슷했다. 그는 “주긴완이 농구를 새로 배워야 한다. 그래도 열심히 한다. 자세가 좋다”며 가능성을 높이 샀다. 
프로 입문자체가 목적이었다면 김준성과 주긴완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들어온 프로무대는 또 다른 냉엄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에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자만 살아남는다. 주어진 시간 안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이들이 언제까지 프로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흙수저’인 그들의 생존투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주긴완(위), 김준성(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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