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이요? 아직 갈지 말지 내부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 열리는 '대종상 영화제'의 남녀 주·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소속사 측에 참석 여부를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시상식을 정확히 일주일 앞으로 남겨 놓은 이 시점에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올해도 지난 해에 이어 얼룩진 시상식으로 끝나게 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3회 대종상의 남우주연상 후보는 '곡성' 곽도원, '대호' 최민식, '터널' 하정우, '내부자들' 이병헌, '밀정'의 송강호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터널' 배두나, '계춘할망' 윤여정, '두 번째 스물' 이태란, '덕혜옹주' 손예진, '널 기다리며' 심은경, '날 보러와요' 강예원이다. 남여주조연 후보를 살펴보면 '터널' 오달수, '내부자들' 이경영, '덕혜옹주' 라미란, '밀정' 한지민 등이 올라있다. 이들 모두 불참이거나 미정이다.
송강호, 이경영, 배두나, 심은경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확정했고 곽도원, 최민식, 이병헌, 하정우, 손예진, 강예원 등은 여전히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의 상황을 지켜본 후에 참석을 확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영화제가 열리는 전날이나 당일이 돼서야 확정을 내릴 스타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대종상 영화제를 빛낼 주인공들의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주최 측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예전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20일 오후 OSEN에 "후보자들의 참석 여부 관련한 사항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만약 후보자가 불참하더라도 수상은 가능하다. 아마 많은 후보자들이 불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확신에 찬 목소리를 통해 지난해와 반전된 상황을 기대해볼 수 있을 듯 싶다.
반 세기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종상이 오명을 입게 된 이유는 함께 축하하고 즐기려는 자세가 아니라 이른바 '갑-을' 관계에서 주최측과 스타들을 구분했기 때문이다. 또 후보 선정에 뜸을 들인 것도 화를 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자신들의 오만을 인정하고 초심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다시 서로가 화합하고 노고를 치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