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마스터', 강동원이라는 사이다 원샷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20 11: 40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 21일 개봉)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냉장고에서 막 꺼낸 탄산수를 한 잔 들이킨 시원함이 있는 영화다. 이를 두고 요즘에는 ‘사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마스터’의 사이다는 강동원에서 비롯된다.
요 근래 국민은 웃을 날이 없다. 집단적 우울증일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명확한 건 많은 이들에게 ‘사이다’ 한 잔이 필요하다는 거다.
‘마스터’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꿈의 캐스팅에 연말 대작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다. 지난 2013년 개봉해 55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감시자들’의 조의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신뢰를 더욱 높였다.

영화의 베이스 역할은 강동원이 묵직하게 잡아준다. 선량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 단위 사기를 치는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을 잡아 썩은 정치를 갈아엎는 한 판을 벌이는 김재명 역할을 맡았다. 그는 패기 넘치지만 무모함보다는 끈기와 집념으로 관객들의 손을 힘 있게 잡아준다.
그의 손에 이끌려 국내를 비롯해 필리핀을 돌아다니며 악인들과 싸우다보면 무려 143분이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도 잊게 된다. 여기에는 강동원의 노력이 묻어나 있다. 베이스 역할을 맡은 터라, 대사량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설명문이 많다.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그는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기로 했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끝까지 그 톤을 유지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검사외전’(2016)에서는 날아다니는 키 플레이어였던 그가 이번에는 무게감을 주기 위해 10kg를 찌웠다. 듬직하고 강인해 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복싱도 배우며 액션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전보다 더욱 다부진 몸매에 건 홀스터 착용은 보너스다.
무엇보다 강동원이 완성한 형사 캐릭터 설정 자체가 현실을 꼬집을 수 있다. 보통 이러한 장르에서는 ‘복수’라는 키워드를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경찰이 사회의 악인을 잡는 데 개인적 원한이 필요했던가. ‘마스터’ 속 김재명은 ‘경찰이 해야 할 당연한 일’을 함으로써 더욱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마스터'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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