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를 잡아 ‘한 방’을 노리는 스타일은 넥센과 맞지 않는다. 넥센은 2017년에도 ‘육성의 힘’을 믿고 있다.
프로야구 FA 100억 원 시대가 열렸다. 최형우는 4년 100억 원의 조건으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차우찬은 4년 95억 원의 조건으로 LG로 간다. SK는 수술이 필요한 에이스 김광현에게 4년 간 85억 원을 투자했다. 이제 관심은 양현종, 황재균 등이 과연 얼마에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독 대형 FA선수 영입과 거리가 먼 구단이 있다. 넥센이다. 양현종 접촉설에 대해 넥센 관계자는 “우리 팀과는 연락한 적이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로 풀린 넥센 선수는 없었다. 넥센은 대형 FA 영입에도 큰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결국 2017년에도 넥센은 기존 선수들의 성장세에 기대를 건다.
세이브 1위 김세현과 홀드 1위 이보근은 2016 골든글러브 투수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신재영은 15승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3.90으로 3.40을 넘었기에 아쉽게 후보에서 탈락했다. 새 외국선수 션 오설리반과 베테랑 앤디 밴 헤켄이 버틴 선발 마운드도 견고한 편이다.
서건창은 2루수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김하성도 유격수 부문에서 걸출한 후보였다. 외야 후보에는 고종욱이 있었다. 비록 수상자는 서건창 한 명이었지만, 넥센은 투수와 야수, 내야와 외야에 걸쳐 골고루 ‘골든글러브 후보급’ 선수들이 포진한 셈이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이 대부분 넥센의 2군에서 성장한 육성선수들이란 점이다.
부상에서 돌아올 선수들도 큰 힘이다. 2년 연속 홀드왕에 올랐던 한현희는 지난해 12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조상우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됐었다. 두 선수는 착실하게 재활하며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복귀한다면 넥센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진다.
스타선수가 필요하지 않은 구단은 없다. 다만 실속형 선수들의 끈끈한 조직력으로 스타파워에 필적하는 성적을 거둘 수는 있다. 걸출한 슈퍼스타가 없음에도 넥센이 항상 상위권에 속한 비결이다. 넥센은 이번에도 요란하지 않지만 알찬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